[사설] 정부가 '종편' 신설한 본뜻 어긋나지 않으려면

      입력 : 2011.01.02 23:31

      방송통신위원회가 작년 마지막 날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4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현재 방송시장의 구조,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채널 유형이 처음 출범한다는 점, 그리고 광고시장을 고려해 종편채널로 1~2개가 적절하다고 봤었다.

      정부는 방송 진입 장벽을 낮춰 지상파 3사가 시청점유율을 71.8%나 차지해 시청자가 다양한 관점의 정보와 질 좋은 프로그램을 폭넓게 선택하기 어려운 독과점 구조를 완화시키겠다고 말해 왔다. 공영방송이 정권 바뀔 때마다 그 정권 이념을 퍼뜨리는 데 앞장서거나, 이념성(理念性) 노조가 경영과 편성을 쥐고 흔드는 '노영(勞營)방송'도 바로잡겠다고 했다. 이런 목표를 이루려면 종편이 이른 시일 안에 자립하고 정착해야 하지만 지상파 3사가 광고시장의 77.7%를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의 광고 기득권 체제 속에서 4개나 되는 종편이 조속히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편 사업자가 많을수록 외주(外注) 제작과 방송 콘텐츠 시장 수요도 커지게 된다. 이는 관련업체 난립을 부추겨 가뜩이나 품질이 떨어지는 방송 콘텐츠 시장 수준이 가격에 비해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다. 방송업계 인력난도 심해져 인건비와 제작비가 불어나면서 아무런 수익 확보수단이 없이 출발하는 종편이 이른 시일 안에 경영 정상화를 통해 방송 품질의 고급화를 이뤄내는 단계로 들어서는 데 발목을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방송광고시장 규모는 2000년대 중반 이후 3조20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속에 2조8000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3조원대를 회복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종편채널이 출범한다 해도 광고시장이 크게 커지리라고 보기 어렵다.

      방송통신위는 지난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현재 GDP 0.7% 수준인 전체 광고시장 규모를 2015년 GDP 1%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종편에 2015년까지 5년은 걸음마를 하는 유아기에 해당한다. 더구나 광고 확대가 대부분 지상파 광고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어서 지상파 광고 독점만 키워 종편의 조기(早期) 자립에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

      종편 자본금 하한선을 창립 20년 된 SBS 자본금의 세 배 넘는 3000억원으로 요구해 출발 전부터 커다란 자본 부담을 지게 해놓고 이렇게 하는 건 온당한 일이 아니다. 정부가 종편 설립 취지를 살려 나가려면 종편의 자립을 촉진하는 관점에서 종편의 채널 위치 배정방식과 광고 확대정책 내용을 다시 고민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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