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꺼진 안상수號… 대체 '엔진'이 없다

    입력 : 2010.12.25 03:01 | 수정 : 2010.12.25 03:49

    '보온병' 포탄에 '자연산' 2차 충격… 한나라 리더십의 위기

    [黨·靑 "큰일은 났는데…"]
    "여당 대표의 말을 앞으로 누가 듣겠나… '안상수 간판'으로는 다음 총선 틀렸다"

    ['답'이 안보인다]
    이재오는 親朴이 경계, 全大 2위였던 홍준표는 청와대와 '각' 세울까 부담
    親朴도 직접 나서긴 꺼려…

    한나라당 '안상수호(號)'가 표류하고 있다. 당의 간판인 안 대표가 '보온병 포탄', '룸살롱 자연산' 등 잇단 설화(舌禍)로 사실상 당을 이끌어갈 동력을 상실했는데도 적절한 대안이 눈에 띄지 않아서다.

    청와대나 여당 모두 '이대로 가기는 어려워졌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그렇다면 누굴 어떻게 세울 것이냐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온병 포탄’, ‘룸살롱 자연산’ 등 잇따른 설화(舌禍)에 휘말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안 대표는 24일 예정했던 아동복지시설 봉사활동 등도 취소하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우선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들의 교체사례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교체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기남 의장은 부친의 친일 논란으로, 정동영 의장은 노인폄하 발언으로 중도하차했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성형 안 한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한 것은 20~30대 여성층 유권자들이 여권에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도 "진짜 어이없는 일이다. 대표의 말을 앞으로 누가 듣겠느냐"고 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청와대에서 '선거가 있으면 당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하겠느냐'고 의원들에게 묻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구상찬 의원은 "지금까지 모두 248개의 연말 송년 모임을 다녀왔다. 어제는 코피까지 나더라. 그런데 이렇게 고생하면 뭐 하나. '자연산' 발언으로 한 방에 날려버렸는데"라고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안 대표는 더 이상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기능상실이다. 조롱의 대상밖에 더 되겠느냐"고 했다. '안상수 간판'으로는 도저히 다음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안 대표도 이런 불만들을 잘 알고 있다. '보온병 발언' 이후 국회를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자신을 보더니 "어, 보온병 아저씨다"라며 따라다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다른 최고위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분위기를 쇄신해 보려고 노력하던 중 '자연산' 발언으로 그로기 상태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24일 예정했던 아동복지시설 봉사활동을 포기한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이번 주는 조용히 있으면서 심신을 추스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퇴 가능성은 0%다. 쉬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반성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본인도 물러날 뜻이 없지만, 당내 주류나 비주류 어느 쪽도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답이 안 보여서 움직일 수가 없다"(정태근 의원)는 것이다.

    주류측은 '대안 부재론' 때문에 교체가 힘들다고 한다. 지난 7월 선출된 안 대표가 물러날 경우,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어 당헌상 60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임기 2년)를 뽑아야 한다. 그때까지는 원내대표(김무성 의원)가 위원장을 맡는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된다.

    주류 측은 범(汎)친이계 후보 가운데 지난 전당대회 때 차점자였던 홍준표 최고위원이 당선 가능성은 있으나, 청와대와 협조보다는 긴장관계를 조성할 가능성이 커 부담스러워하고 있고, 정몽준 전 대표는 다시 세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친박 진영이 총력전을 펼칠 것이 뻔해 봉합됐던 양측 간 갈등이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

    친박 진영이 조기 전대론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장관의 등장 가능성 때문이다. "파출소 피하려다 경찰서 만날 수도 있다"(한 친박계 의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재오 장관측도 자신들이 안 대표 체제를 흔들려 한다는 인상을 줄까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당이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기에 수습해 넘어가는 것을 선호하고, 당내 지분이 큰 박 전 대표나 이 장관 모두 변화상황을 부담스러워하며 '방관'하고 있기 때문에 지도부 교체는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여성 비하 발언'과 관련, 안 대표를 27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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