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웰다잉'을 서약하세요"

    입력 : 2010.12.16 11:34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입니다.”

    의사와 목사, 스님 등 사회 각계 인사가 모여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미리 거부하고 품위있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이른바 ‘웰다잉(Well-dying)’ 서약을 하자고 촉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회장 김일순)과 각당복지재단(이사장 김옥라), 연세대학교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소장 손명세)는 15일 오후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종교계·학계·의료계·시민단체 등 각계 참석자들은 품위있는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500여명의 참석자는 의식회복 가망이 없는 등 유사시 인공호흡·심폐소생술 등 연명치료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사전의료의향서(Advance Medical Directives)’를 작성했다. 사전의료의향서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을 어떻게 치료해 달라는 것을 미리 문서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죽기 전에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법률로 정하고 있으나 한국에는 관련 법률이 없다.

    의향서에는 ?죽음을 앞두고 인공호흡기 등으로 사망 시기를 연장할 때 ?의식을 회복할 가망이 없을 때 ?치명적인 진행성 말기 질환에 이른 때 등에는 연명치료를 거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일순 회장은 “죽음을 앞둔 환자가 의식을 잃었을 때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중단하기는 어렵다”며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법적 문제에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의향서 작성은 변호사들이 입회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본인이 작성한다. 원본은 본인이 보관하고, 원하는 경우 사본은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에 보관된다. 손명세 소장은 “의향서가 있으면 과거 존엄사 판결을 받은 김모 할머니 가족들의 경우처럼 소송이 벌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www.goldenageforum.org), 각당복지재단(www.kakdang.or.kr),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www.bprc.re.kr)는 각각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의료의향서를 접수한다. 또 전국의 의료기관 및 보건기관 등에 서식을 보내 만 20세 이상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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