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현 배화여중 교사

긴장이 감도는 연평도에서 다시 어선들이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6일자 A6면) 하루아침에 포격을 맞고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 등 사상자를 낸 연평도 주민들은 가슴 떨렸을 것이다. 아니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도 그 황당한 도발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대책도 미비한 상황에서 다시 조업에 나선 연평도 주민들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 이번 북한의 무력도발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전쟁의 비극을 온 국민이 실감하고 분노했으며, 평화롭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휴전선 전방에 사는 우리 국민들의 어려움과 꿋꿋이 이 땅을 지켜내는 일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연평도에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섬을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가 포탄 160여발에 연평도를 내준다면 그들은 얼마나 우리를 비웃을 것인가. 떠나고 싶을 만큼 놀라고 당황했겠지만 삶의 터전을 버리고 어디에 간들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겠는가. 그렇게 연평도를 비운다면 북한은 다시 서울에 500여발쯤 포탄을 쏠지도 모른다. 그러면 돈 있고 힘있는 자들은 다 떠나고 서울에는 힘없고 가난한 자들만 남아 죽음의 공포에서 좌파들의 선동에 넘어가 하루아침에 서울을 내주고 말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우리 땅을 지켜내는 일은 그만큼의 희생과 노력이 따른다. 우리가 다시 나라를 빼앗겨 안중근이 되고 윤봉길이 되기 전에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임진왜란 때 율곡의 십만양병설을 외면한 대가는 상상할 수 없는 민족의 아픔을 가져왔다. 개화기 일제의 침략에도 우리는 국력이 쇠약한 대가를 목숨으로 치러야 했다.

이번 북한의 도발 앞에 우리가 당장 해병이 될 수 없고 투사가 될 수 없지만, 우리가 처한 위치에서 나무처럼 풀처럼 살아가는 일도 또 하나의 국방이다. 공자는 나라가 잘되려면 군군(君君) 신신(臣臣) 민민(民民)이라 했다. 위기일수록 각자 처한 위치에서 맡은 사명을 지켜내는 일이 애국임을 잊지 말자. 다시 새 아침을 여는 연평도에서 출어를 향한 어부들의 눈빛에 희망이 일렁거린다. 그 눈빛은 우리 모두의 눈빛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위기 때마다 단합해 물리쳤다. 이번 도발을 계기로 온 국민이 단합된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