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하게 됐다. 춘천 등 수도권에 인접한 영서권의 인구가 대폭 늘어난다는 의미다. 관광객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수도권과 춘천 양쪽에서 큰 변혁이 일어날 것 같다. 그 변화를 부른 경춘선 복선전철이 21일 개통된다. 상봉~춘천역 구간을 1일 탑승해봤다.

◆창밖은 수려한 수채화 미술관

이날 오후 3시 3분 경춘선 복선전철 시승열차가 서울 상봉역을 미끄러지듯 빠져나왔다. 청평역까지는 이미 운행되고 있어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서울 경기 지역을 지날 때도 차창밖 풍경은 아파트촌이나 경기도의 낮은 산 정도였다.

서울을 이웃동네로 만들 경춘선 복선전철 시승식이 1일 열렸다. 사진은 시승전철에서 창밖 경치를 보며 즐거워 하는 춘천시민들.

분위기가 바뀐 것은 '대성리'역부터. 평내 호평을 지나 10여분 달리자 오른편으로 북한강이 보이면서 강원도의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시원한 강물 덕분에 전철 창문이 미술관 액자로 변했다.

춘천행 전철은 다소 소음이 시끄럽다는 느낌이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수도권 전철은 평균속도가 시속 30~40㎞지만 경춘선은 60㎞내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규제와 환경보호 때문에 터널이 많았고, 그 때문에 터널구간 소음은 다소 심했다.

전철이 가평역을 지나면서, 자동차로 국도를 지날 때는 볼 수 없었던 자라섬의 오토캠핑장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철이 높은 곳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정경이었고,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것 같았다.

1일 경춘선 춘천~상봉간을 운행한 시승식 전철(사진 위), 전철내 자전거 거치대.

레저도시, 복지도시 춘천을 상징하듯 전철에는 자전거 거치대와, 장애인용 좌석도 마련돼 있었다.

이날 타본 전철은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다. 하지만 춘천의 앞날에 큰 변화를 가져오리란 점에서 시승식에 참여한 춘천시민들은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모처럼 찾아온 도약의 기회

경춘선 복선전철은 65세 이상 노인층 관광객은 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춘천시는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노인관광객만 연간 100만명가량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풍물시장, 온천, 옥광산, 막국수체험박물관, 막국수닭갈비촌 등을 연계한 실버관광코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열차 안에는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앞뒤 칸에 자전거 운반장치가 있다. 내년 말 개통될 좌석형 고속열차는 관광·레저 등 경춘선 특성을 고려해 국내 최초로 2층 객차를 도입했다. 한 차원 높은 색다른 열차 여행이 마련된 것이다. 그래서 젊은층을 겨냥한 레저, 스포츠 관광상품이 준비되고 있다.

개통 당일인 21일에는 연인·부부 30쌍을 초대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연인과 낭만의 도시 춘천, 추억의 기차여행'이란 제목의 팸투어다. 춘천에서 데이트를 경험한 연인이나 부부 30쌍을 선정해 경춘선을 타고 기차여행을 하는 이벤트다. 경춘선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한편, 낭만의 도시 춘천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춘천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사연 소개와 함께 추억의 통기타 노래 부르기, 마술쇼 등을 즐긴다. 춘천에서 열리는 개통식에 참여한 후 추억의 데이트코스 답사, 마임공연 관람, 막국수 체험 등 춘천팸투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춘천시를 찾은 관광객은 2008년 580만명, 지난해 680만명에 이어 올해 7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경춘선복선전철이 본격 운행돼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통을 앞두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수도권과 접근망 개선이 수도권으로의 종속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위기의 다른 단면인 '기회'일 뿐이다. 춘천시가 그저 관광코스를 연결하는 차원이 아닌, 춘천에 적합한 콘텐츠, 춘천만의 유일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면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