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 '태권도판정과 한국 무관하다' 전해와"

  • 조선닷컴

    입력 : 2010.11.21 11:53 | 수정 : 2010.11.21 12:26

    “조만간 자국민에게 입장 밝힐 가능성”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태권도선수 양수쥔(楊淑君)이 실격패하면서 촉발된 대만 내 반한(反韓)감정과 관련해 대만 정부가 “이번 경기 판정은 한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이날 “대만 정부도 이 문제가 한국과 직접 관련이 없고, 한국과 대만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대만 정부가 이런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통상부는 전날 타이베이(臺北) 주재 한국대표부에 태권도 판정이 한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시달하고 필요할 경우 대만 정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가 조만간 자국민들에게 이번 태권도 경기 판정은 한국과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있으며, 양국 정부간 외교문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문제가 된 태권도 판정 시비는 지난 17일 불거졌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대만의 양수쥔은 베트남 선수와의 1회전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9대0으로 앞서던 중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양수쥔이 전자양말 뒤꿈치에 불법 전자센서 패치를 붙인 것을 발견했다"며 경기를 중단시키고 베트남 선수의 승리를 선언했다.

    양수쥔이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대만 현지에 생중계되자 일부 대만 국민들은 태극기를 불태우고 타이베이 한국학교에 달걀을 투척했다. 또 곳곳에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대만 정치권도 가세했다. 대만 제1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 주석은 "여야를 가리지 말고 양수쥔을 위해 방패가 되자"고 촉구했다. 집권 국민당 입법위원들도 공동선언에서 "즉각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여 아시아태권도연맹에 엄중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계태권도연맹(WTF) 양진석 사무총장은 18일 광저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수쥔의 장비검사에 참가한 이들에게 물어보니 그때는 뒤꿈치 패치가 없었다고 했다"며 "경기 중간에 의도적으로 속임수를 쓰려고 붙였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1차 장비검사를 한국인 심판이 담당했지만, 2차 장비검사 담당자인 경기 주심을 포함한 경기 심판진에는 한국인이 없어 양수쥔의 실격에 한국 관계자의 과실은 사실상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한국이 개최국 중국과 짜고 대만의 금메달을 훔쳐갔다"는 여론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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