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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유력 금메달 후보 실격패…대만 "한국계 심판위원 개입"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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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19 10:50 / 수정 : 2010.11.19 17:00

태극기 태우고 한국산 라면 짓밟고…대만내 반한감정 확산

차이나타임즈(news.chinatimes.com) 동영상 캡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대만의 여자 태권도 선수가 1회전에서 실격패로 탈락하자, 대만 내에서 “한국계 심판위원이 개입됐다”며 반한(反韓) 감정이 들끓고 있다.

일부 대만인들은 총통부 앞에서 태극기를 불태웠고, 시민단체들은 대대적인 한국상품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마잉주 총통을 비롯한 정치권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대만 선수, 부정 센서 부착으로 실격패

사건의 발단은 지난 17일 열린 여자 태권도 49kg급 예선에서 발생했다. ‘대만 태권도의 희망’ 대만의 양수쥔(楊淑君·25)은 베트남 선수와의 1회전에서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9-0으로 승기를 굳히고 있었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양수쥔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런데 종료 12초를 남기고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베트남 선수의 승리를 선언했다. 심판 측은 “양수쥔이 전자양말 뒤꿈치에 불법 전자센서 패치를 붙인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은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의 전자호구 제작업체 관계자가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수쥔과 대만 코치는 “1·2차 장비 검사를 모두 통과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으로 ‘전자 호구’가 도입됐으며,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공인된 장비를 착용했는지를 1·2차에 걸쳐 확인받아야 한다.

망연자실한 양수쥔이 경기장에 주저앉아 우는 모습은 대만 현지에 생중계됐다. 양수쥔은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스타선수로, 대만 현지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반향은 거셌다. 대만 방송사들은 양수쥔이 베트남 선수에 머리 찍어차기를 성공시키는 등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라고 했다.

경기 동영상 화면 캡처

◆흥분한 대만, 태극기 불태우고 한국 라면 짓밟아.. 정치권도 가세

대만 체육위원회 다이샤링 장관은 17일 밤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분노를 표시한다. 아시아태권도연맹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지 않으면 국제 법정 고소를 통해 처리하겠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마잉주 총통도 대변인을 통해 “대만인들은 이번 실격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어렵다. 전력을 다해 선수(양수쥔)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들은 다음날인 18일 대만 총통부로 몰려가서 태극기를 찢고 불태우며 “한국계 심판위원이 이번 판정에 개입했다. 한국에 항의한다”고 외쳤다. 한국 라면을 짓밟는 이도 있었다. 한 대만 방송사는 이를 뉴스로 보도하면서 ‘소녀시대의 사과도 필요 없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시내거리에는 ‘한국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건 식당이 등장했으며, 인터넷상에는 한국 상품 불매운동 카페가 만들어져 가입자가 폭주하고 있다.

정치권도 논란에 합세했다. 대만 제1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 주석은 “대만이 국제무대에서 당하는 무리한 압력은 언제나 적지 않았지만 한 번도 굴복하지 않았다”면서 “여야를 가리지 말고 양수쥔을 위해 방패가 되자”라고 말했다. 집권 국민당 입법위원들도 공동 성명을 발표, “즉각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여 아시아태권도연맹에 엄중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계태권도연맹은 18일 광저우 광둥 체육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전 검사땐 뒤꿈치 패치가 없었다"며 "이후 패치를 붙였다면 실격사유"라고 밝혔다. 태권도연맹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27일 이후에 다시 전면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당시 심판진 중에는 한국인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심은 필리핀인이었다. 다만 규정을 위반한 센서 패치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반한 감정이 폭발한 셈이다.

그러나 대만 현지에서는 “한국이 개최국인 중국과 짜고 대만의 금메달을 훔쳐갔다”, “한국이 심판을 매수했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만 ‘중앙라디오’는 “이번 반한(反韓) 정서가 반드시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관련영상 바로가기] 대만, 태권도 실격이 한국 탓?… 반한 데모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