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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태권도, 호구(護具) 때문에 '호구(虎口)' 될 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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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19 03:01

허준녕·이성혜 금메달 첫날 노골드 수모 씻어… 새 전자호구 적응 '숙제'

한국 태권도가 18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둘째 날 경기에서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첫날 세 체급에서 금메달 하나 못 따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은 이날 세 체급 중 남자 87㎏의 허준녕(23)과 여자 57㎏의 이성혜(26)가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 한숨을 돌렸다.

'맏언니' 이성혜는 중국의 허우위줘를 우세승으로 꺾고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연패를 이뤘고 허준녕은 중국의 정이를 11대4로 꺾었다.

당초 금 8개를 목표로 세웠던 한국 태권도가 예상 밖으로 흔들리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전자 호구(護具)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류병관 감독은 "선수들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정확함 대(對) 강함

이번부터 사용된 전자 호구는 한국 라저스트(LaJUST)사가 만들었다. 양쪽 발등, 발바닥에 부착된 센서가 상대 호구에 접촉하면 자동으로 전광판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공격 강도(强度)보다 접촉 면적과 정확성이 관건이다.

한국은 라저스트 대신 스페인 대도(Daedo)사나 한국 케이피앤피(KP&P)사 호구의 방식을 고수했다. 두 호구는 센서가 공격의 강도를 더 크게 반영한다. '빵'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고 빠르게 상대를 때려야 점수를 따기 쉽다.

18일 태권도 남자 87㎏급에서 우승한 허준녕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훈련이 달라진다

라저스트를 입었을 땐 상대의 몸과 직각이 되도록 가격해야 한다. 공격하는 발등과 맞는 상체의 접촉 면적을 크게 하기 위해서다. 강하게 찰 필요도 없다. 상대와 붙었다 떨어지면서 발바닥으로 잘 밀어 차도 점수는 올라간다.

우리는 다리를 아래에서 위로 걷어차는 훈련을 주로 해왔다. 발등이 상대 상체를 때린 면적이 작더라도 빠르고 강하다는 이점 때문이다.

이성혜는 18일 태권도 여자 57㎏급에서 우승, 아시안게임 2연패(連覇)에 성공했다. /AP 뉴시스
왜 대비하지 못했나

다른 나라들은 수년간 라저스트를 사용했지만 한국은 고작 한 달 반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라저스트가 2006년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인을 받았는데도 태권도협회는 올 2월 공인된 대도와 아직 공인을 못 받은 케이피앤피를 사용했다.

태권도협회가 "대도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채택될 것"이라는 정보에 의존해 별 대비를 하지 않았다. 한국은 9월 중순에야 "라저스트를 사용한다"는 발표를 듣고서 부랴부랴 준비했지만 경기 감각을 바꾸기엔 시간이 없었다.

흐름을 따라가야

한국이 라저스트를 무시했다가 고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은 라저스트가 처음 사용된 2008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종합 4위에 그쳤고 작년 10월 덴마크 세계선수권에서 12년 만에 남녀 동반 우승에 실패했다.

그러고도 이번 대회에서도 '헛다리'를 짚었다. 류병관 대표팀 감독은 "대비책을 준비하지 못한 것은 한국의 실수"라며 "세계의 흐름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자 호구 때문에 아시아의 호구(虎口)가 되지 말자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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