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봉하마을 삼고초려'

    입력 : 2010.11.09 03:00

    親盧와 거리 좁히기 시도… 親盧측은 "아직은 거부감"

    권양숙 여사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7일 만남은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이뤄진 것이었다.

    손 대표는 올 8월 정계 복귀를 선언한 뒤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지만 권 여사를 만나지 못했다.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권 여사가 만나길 꺼렸다는 것이다.

    두 번째 봉하행은 10·3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달 6일이었는데 권 여사가 미국에 머물고 있어 서로 엇갈렸다. 세 번째 시도 끝에 권 여사를 마주한 손 대표는 "지금 전개되는 정국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더욱 생각난다"고 했다. 권 여사는 "대표 취임을 축하한다. 큰 짐을 맡으셨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를 두고 요즘 민주당 안팎에선 "손 대표가 친노(親盧)와 거리 좁히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손 대표가 현 야권의 한 축인 친노를 안는 것을 핵심 과제로 선정한 것 같다는 것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유린 이명박 정권 규탄 및 4대강 대운하 예산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손 대표는 지난 28일에는 안희정 지사가 있는 충남을 방문했다. 손 대표는 홍성 내포신도시 건설현장을 찾아 "안 지사를 통해 능동적 지방자치가 시작됐다"고 치켜세웠고 충남도청 신청사 예산도 챙기겠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대표적 측근인 안 지사는 지난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세균 전 대표를 지지했고 다른 당내 친노 인사들의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점을 의식한 손 대표가 안 지사에게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충청권은 대선에서 중요한 전략지역이기도 하다.

    물론 그 효과에 대해선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친노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에서 비롯된 손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친노진영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레이스에 뛰어든 손 대표를 "보따리장수"라 평가절하했었고, 그런 평가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라는 이름으로 친노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손 대표로선 전국에 포진한 친노의 세(勢)가 꼭 필요하고, 그래서 '공들이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내 친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원·충남지사를 배출했고 무소속인 김두관 경남지사까지 합하면 광역단체장이 3명이다. 원내·외 지역위원장은 50여명이고 기초단체장도 9명이다. 손 대표는 이광재 강원지사와는 우호적인 관계이고 김두관 경남지사와도 "개인적인 인연이 있어 뭔가 해볼 수 있다"고 손 대표의 측근은 전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을 우군화함으로써 2012년 대선 직전에 벌어질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국민참여당)과의 후보 단일화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손 대표측의 한 인사는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든 최종 단계에선 유시민과 일전을 치러야 한다. 손 대표는 그런 상황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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