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에 예산 많이 들어가서…(올해보다 775% 늘어)" 서울교육청, 학교시설 개선은 '홀대'

    입력 : 2010.11.09 03:00

    관련 예산 27% 삭감

    서울시교육청은 8일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을 올해 132억원에서 내년엔1162억원으로 775% 늘리는 대신 교육환경개선 등 시설사업비 예산은 올해보다 1800억원(27%)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교육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무상급식을 늘리면 그만큼 다른 교육 투자가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현실화된 것이다.

    당초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공·사립 구분 없이 초·중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실제로 내년 예산엔 545개 공립 초등학교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하고 40개 사립과 2개 국립 초등학교는 제외시켰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예산안 설명회에서 "공립 초교 전학년(52만3924명)무상급식 예산으로 총 2324억원이 필요한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전체 예산의 절반을 지원한다면 전(全)학년 무상급식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울교육청의 전면 무상급식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전학년 무상급식이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

    곽노현 교육감은 "서울시가 반대할 경우 교육청 예산만으로 초등학교 3개 학년(1~3학년, 또는 4~6학년)만이라도 우선 내년도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예산이 늘어난 반면, 학교 신설·교실 증축·노후 교실과 화장실 보수 등에 쓰이는 시설사업비 예산은 4986억원으로 올해(6835억원)보다 27.1% 줄어들었다.

    영어 사(私)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특히 필요한 '영어전용교실' 지원 예산(올해는 31억원)도 내년 예산안에서 아예 빠졌다. 영어전용교실은 동영상 재생과 터치 스크린 방식의 판서(板書)가 가능한 '전자칠판', 영문 텍스트를 자동으로 음성 변환해주는 '북 리더기' 등이 갖춰진 교실이다.

    주로 열악한 학교에 지원돼온 시설보수비와 저소득층에 절실한 영어전용교실 예산이 대폭 삭감되자 교육계에선 "낙후 지역에 예산을 우선 배분하겠다는 곽 교육감의 공언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내년에 확정할 추경예산의 상당 비중을 시설사업비 등에 반영할 것"이라며 "교육환경 개선 관련 일부 사업들이 6개월쯤 늦어진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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