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는 지금 영토 분쟁 중

    입력 : 2010.11.08 09:39 | 수정 : 2010.11.10 13:43

    동아시아 지역의 해양영토를 둘러싼 분쟁들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일본중국은 지난 9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싸고 한차례 충돌했다. 이어 10월에는 러시아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러시아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쿠릴열도 남방 4개 섬 중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를 방문하면서 러·일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여기저기 영토 다툼에 휘말린 것은 일본만이 아니다. 중국 역시 남중국해의 난사(南沙)군도와 시사(西沙)군도를 두고 필리핀·베트남 등 주변국들과 갈등 중이다.

    ◆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중요성

    각국이 넓이가 수 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한 작은 섬들을 두고 치열한 갈등을 벌이는 것은 섬 주위의 바다 밑에 잠자고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난사군도와 시사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에는 약 280억t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가스 매장량도 75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해조류·바다거북 등 어족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섬에는 인산질 비료로 널리 쓰이는 구아노(guano·건조한 해안지방에서 바다새(海鳥)의 배설물이 응고·퇴적된 것)도 풍부하다.

    센카쿠 열도 인근 동중국해에도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이 일대에는 흑해 유전에 버금가는 72억t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 1969년 유엔이 이 일대 해저에 석유를 포함한 막대한 천연자원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부터 이 지역을 두고 본격적으로 영유권 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지역들은 동아시아의 바다와 인도양을 잇는 위치에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요충지(要衝地)로 여겨진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핵심지역’으로 선포하고 최근 이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다. 주변국뿐 아니라 미국도 주요 자원 수송로인 이 해역의 ‘자유통항권’을 주장해 중국과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쿠릴열도가 있는 지역에도 석유, 금, 황 등의 해저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세계 4대 어장인 북서태평양 어장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어 어족자원도 풍부해 러·일 모두 이곳을 확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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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깊은 갈등이 지금까지

    동아시아 영토분쟁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제국주의 시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난사군도는 지난 1933∼1939년 프랑스가 영유(領有)했으나 태평양 전쟁 기간 중 일본령이 됐다가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패전하면서 중국에 반환됐다. 이후 이 군도를 두고 1951년 일본, 그 뒤 타이완 ·중국 ·베트남이, 그리고 1955년에는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영유권 분쟁이 복잡하게 전개됐다.

    1970년대에 남부 베트남이 점령했지만, 1983년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대를 주둔시켰다. 현재 중국 ·필리핀 ·타이완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적극 개입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 지역 영토분쟁은 이제 미·중간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 지역에서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하는 베트남은 남부 깜라인 만(灣) 해군기지를 미국과 러시아 등 외국 군대에 개방하고 러시아, 일본 등과 대규모 원전 건설 협약을 맺는 등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1895년 무주지(無主地) 선점 원칙에 따라 센카쿠 열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대만은 중국인이 1534년 가장 먼저 이곳을 발견했으며, 청나라 강희제 때 중국인들이 이 섬에 신당을 짓고 제사지냈다는 역사적인 기록을 제시하며 자국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가 일본 오키나와보다 대만에서 더 가깝다는 점도 내세우며, 원래 중국령이었는데 전쟁 중 불법적으로 점령당했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일본은 “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은 이 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지난 9월엔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 간의 충돌 사건에 이어 일본의 중국어선 나포, 그리고 중국 어선 선장 석방을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중단 등의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아울러 중일 양국이 이 지역 부근에서 순시선 확충 등의 군비증강에 나서면서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힘을 빌려 무력시위를 벌일 목적으로 센카쿠 열도 일대에서 미·일 합동군사훈련 실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합동훈련이 성사될 경우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쿠릴열도 남방 4개 섬은 일본이 개항할 당시인 1855년 러시아와 맺은 러·일 통상우호조약 이후 일본 영토로 편입됐다. 하지만 1945년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할 때 소련군이 이곳을 점령하고 이곳을 실효적 지배 중이다.

    일본은 이 지역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구소련은 1956년 일·소 공동선언으로 시코탄과 하보마이 등 2개 섬을 양도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고, 1997년에는 “2000년까지 해결한다”고 합의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1일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남방 4개 섬 중 쿠나시르(구나시리)를 전격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직접 유감을 표명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또한 일본의 이런 반응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주러시아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겠다고 말하는 등 일·러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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