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여성 CEO' 피오리나, 휘트먼 나란히 낙선

    입력 : 2010.11.03 17:09 | 수정 : 2010.11.03 17:15

    멕 휘트먼·칼리 피오리나(왼쪽부터) /조선일보DB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표본으로 추앙받던 스타 CEO 2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나란히 쓴 잔을 마셨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한 멕 휘트먼 전 이베이 CEO와 같은 지역 상원의원에 출마한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패커드(HP) CEO가 둘다 낙선한 것이다. 두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CEO(최고경영자)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재계를 누볐으나, 정치는 기업과는 다른 무대였다.

    CNN과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2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제리 브라운(민주당) 후보가 멕 휘트먼(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브라운은 1970년대에 이미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던 72세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돈 선거’를 펼쳤던 휘트먼의 패배는 미국 언론들도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베이를 세계 최대의 인터넷 장터(마켓플레이스)로 성장시켰던 휘트먼은 이번 선거에 1억4200만달러(약 1500억원)을 썼다. 이는 미국 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개인 선거자금이다.

    휘트먼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캘리포니아 전 지역에 광고를 ‘살포’했다. TV, 라디오, 잡지, 신문 등 올드미디어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메시지와 페이스북 비디오 등 가능한 모든 매체에 휘트먼의 광고가 나갔다. 그런데도 제리 브라운 후보와의 격차는 멀어지기만 했고, 선거 막판에는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세계 최대의 PC 회사인 HP를 이끌었던 칼리 피오리나(공화당)도 캘리포니아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바버라 박서(민주당) 현 의원에 패했다. 성공한 여성 CEO의 ‘아이콘’이라고 불렸던 피오리나는 경제통답게 캘리포니아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두 명의 전직 여성 CEO들이 캘리포니아에서 모두 패하자, 미국 언론은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부유한 공화당 후보들 대신 베테랑 정치인들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특히 이곳의 라틴계 유권자들은 압도적인 표차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다른 여성후보들은 나름대로 약진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주지사 선거에서는 각각 첫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보수 성향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선거는 주 하원의원 출신의 공화당 니키 헤일리 후보가 민주당의 빈센트 쉐힌 후보를 눌렀다. 여성 후보들간의 대결이 펼쳐진 오클라호마 주지사 선거는 공화당 메리 폴린 하원의원이 민주당 제리 애스킨 후보를 이겼다. 역시 여성 후보끼리 맞붙은 뉴멕시코주도 공화당의 수전 마르티네스 후보가 민주당의 다이앤 대니시 후보와의 여성 대결에서 승리했다.

    애리조나주는 반(反) 이민법 제정을 주도한 공화당의 잰 브루어 주지사가 낙승해 여성 주지사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상원의원에 도전한 뉴 햄프셔주의 공화당 켈리 아요테 후보는 민주당의 폴 호디스 후보를 누르고 여성 상원의원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뉴욕주의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도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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