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운과 구자철이 형제사이라는 말이 나돌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구자철에게 확인결과 둘은 남남으로 밝혀졌다. 드리블을 하고 있는 구자철(위)과 역투하고 있는 구자운(아래)의 모습 스포츠조선 DB

구자철(21·제주)은 난감해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홍명보호가 처음으로 소집된 18일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이 끝난 뒤 기자들이 구자철에게 진실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바로 6개월 공익요원 복무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서였다.

구자운과 구자철이 형제사이라는 말이 나돌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구자철에게 확인결과 둘은 남남으로 밝혀졌다. 드리블을 하고 있는 구자철(위)과 역투하고 있는 구자운(아래)의 모습 스포츠조선 DB

정답은 아버지였다. 구자철의 아버지 구광회씨는 국가유공자다. 병역법 제62조 및 병역법시행령 제130조에 의거해 국가유공자의 자녀나 형제, 자매 중 1인에 한해 보충역에 편입되어 6개월간 공익근무요원을 할 수 있다. 구자철의 경우 형이 있어 혜택을 받게 됐다. 이 사실은 이미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그런데 15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과 맞물리며 재미있는 소문이 나돌았다. 삼성의 투수 구자운(30) 때문이었다. 이날 구자운은 SK에 4-9로 뒤진 6회 2사 1,3루에서 등판해 1과 1/3이닝동안 삼진 2개를 잡아냈다. 두산 시절인 2007년 5월 3일 이후 1군 경기에 보이지 않다가 혜성처럼 등장한 구자운에 스포츠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구자운이 2008년과 2009년 군복무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자 구자운과 구자철이 친형제 사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에는 구자운-구자철 형제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이름도 '자'자 돌림이고 생김새도 비슷했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됐다. 결국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로 혜택을 받게 된 구자운이 축구대표팀까지 오르내리며 전도유망한 동생 구자철을 위해 군대를 다녀왔다는 게시물이 속속 등장했다.

구자철도 "15일과 16일 '구자운이 누구냐'는 전화가 많이 왔다"며 웃었다. 이어 구자철은 "구자운 선수는 친형이 아니다. 내 친형은 ROTC 출신으로 현재 대구가 아닌 철원에서 장교로 복무중이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참 살다가 보니 재미난 일들이 많네요"라고 크게 웃으며 진실을 밝혔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