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14일 오전 서울 현대아산병원에서 열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하지만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인사들은 불참했다.

영결식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한나라당의 김무성 원내대표, 정몽준 전 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안형환 대변인, 박진 의원이 참석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장의위원장을 맡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조사와 대북인권단체 디펜스포럼 대표 수전 솔티 여사가 낭독하는 추도사를 들은 뒤 황 전 비서의 영정에 헌화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영결식 직후 취재진을 만나 “북한에 있는 가족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한국으로 와서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한 황장엽 선생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국회의원들 역시 황 전 비서의 정신을 배워 공적인 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황 전 비서가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에 왔는데, 충분한 대우를 해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지금부터라도 북한 민주화라는 황 전 비서의 소망을 잘 헤아려 그분의 뜻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민주당이 영결식에 불참한 것과 관련, “오늘 영결식에 주요 정당 지도부가 참석했지만, 민주당은 보이지 않았다”며 “친북 좌파세력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만큼 북한 문제에 보다 자신 있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황 전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손학규 대표는 빈소에 가지 않고 양승조 대표 비서실장만 보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빈소에서 “당 차원이라기보다는 원내대표로서 조문한 것”이라며 “망자에 대한 너그러움은 우리가 가진 미풍양속”이라고 말했다.

14일 오전 서울 풍남동 현대아산병원 영결식장에서 故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회창, 김무성, 현인택 장관이 묵념을 하고 있다. 영결식이 끝나면 유해는 운구차에 실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해 안장 될 예정이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