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毒 유사 성분·곰 기름·화산재·대마씨… 요즘 화장품 속엔 별게 다 들어있네

    입력 : 2010.10.13 03:03

    주름 제거·보습 효과 내세워… 식약청 "일부는 과장 광고"

    뱀독(毒), 곰 기름, 화산재, 대마씨, 말 태반….

    이름만 보면 천연자원 실험실의 연구대상 목록 같다. 알고 보면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선보이는 각종 신(新) 원료들이다. 지렁이를 화장품 재료로 쓴다고 한때 화제가 됐지만 지금은 더 신기한 재료들이 나오면서 지렁이 이름은 쑥 사라졌다.

    아토피 피부의 가려움증과 보습에 효과가 있는 곰기름을 이용한 화장품. /오르컴퍼니 제공
    최근 가장 인기를 끈 것은 '뱀독 화장품'이다. '뱀독으로 주름을 편다'는 선전에 힘입어 홈쇼핑 방송 3회 만에 1만8000여개가 팔려나갔다. 정식 명칭은 '씨네이크 안티에이징 크림'. 스페인의 한 화장품 업체에서 내놓은 제품이다. 정말 '뱀의 독'이 들었을까? 정확하게 말하면 뱀독과 화학 성분 구조가 유사한 펩타이드가 들어간 것이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이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쓰면서 화제가 됐었다.

    또 곰 기름이 있다. 화장품의 기본 기능인 보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것이 곰 기름이다. 동의보감에는 "웅지(熊脂·곰 기름)는 얼굴에 생긴 주근깨와 기미를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최근 오르컴퍼니에서 화장품으로 개발했다. 업체 측은 "국내 친환경 농가에서 기르는 곰에서 합법적으로 추출하는 원료만을 쓴다"고 밝혔다.

    뱀독과 화학 성분이 유사한 펩타이드가 들어간‘씨네이크 안티에이징 크림’. /애경 제공
    피부 미용에 좋다는 마케팅을 타고 사해(死海)에서 추출한 소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0년 지금은 화산재도 미용재료로 개발됐다. '화산재 화장품'은 미세한 재(災)를 노폐물 제거용으로 활용했다. 피닉스코스메틱스에서 미국 완제품을 수입·판매한다. 업체 측은 "활화산 지역인 남태평양 바누아투섬에서 채취한 화산재를 가공했다"고 말했다.

    기원전부터 미용 재료로 이용됐던 '대마(大麻) 씨'도 현대 화장품 재료로 사용된다. 세포막 구성 성분의 일부인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이 들어간 대마씨 추출 기름이 들어간다. 보습 효과가 비교적 좋아 로션이나 크림으로 주로 나간다.

    제주마산업㈜와 한국천연물사이언스㈜에서는 말 태반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각각 내놓았다. 제주마산업은 "말 태반이 항염증·항산화에 좋다는 연구 결과에 바탕을 뒀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에서 내놓은 화장품들이 진짜 광고 그대로 효과가 있는지는 확언할 수 없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일부 제품에 대해 과장 광고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망가진 피부를 회복시키거나 피부 훼손을 방지한다고 광고하면 이는 화장품이 아니라 의약품"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이 할리우드 배우들을 등장시켜 자사 제품의 효과를 크게 홍보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화장품 칼럼니스트 이나경씨는 "일부 원료는 판매사에서 제품 이미지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채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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