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작가 서머싯 몸(달과 6펜스)·그레이엄 그린(제3의 사나이), MI6 첩보원이었다

    입력 : 2010.09.24 03:04

    'MI6 초기 40년사' 출간
    '007영화' 극적인 장면 실제 작전내용과 일치… 정액, 투명잉크로 사용도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일부 극적인 장면들은 실제 영국 해외정보부(MI6) 요원들이 수행한 작전과 일치한다. 소설 '달과 6펜스'를 쓴 영국 작가 서머싯 몸(Maugham·1874~1965년)은 MI6 요원이었다."

    이 같은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MI6 초기 40년사(1909~1949년)'가 21일 출간됐다. 영국 북아일랜드 퀸스대학의 케이스 제프리 교수(역사학)는 MI6의 특별 허가를 받아 열람한 비밀문서들을 바탕으로 810쪽 분량의 이 책을 저술했다.

    MI6가 공인한 역사책이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4년 제작된 007 영화 '골드핑거'는 제임스 본드가 한 정유 공장에 수중으로 침투해 폭약을 설치한 뒤 턱시도 차림으로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오는 장면을 담고 있다. 007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다.

    제프리 교수는 "MI6 요원 피터 테즐라가 실제로 이 같은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1940년 11월 23일 태즐라는 네덜란드 해안의 한 카지노에 수중 침투를 했다. 해안에 상륙한 그는 잠수복 안에 완벽한 파티복을 입고 있었다. 옷에는 미리 코냑을 살짝 뿌려 술 냄새까지 위장했다.

    '바람둥이'인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는 윌프레드 던더데일(Dunderdale·1899~1990) 전 MI6 파리 지국장을 모델로 삼았다. 던더데일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작가 이언 플레밍의 친구였으며, "매력이 넘치고 미녀와 스포츠카를 사랑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MI6 요원들은 실제로 이탈리아 항구에서 배를 폭파하고, 나치 지도부의 암살을 계획하는 등 제임스 본드 못지않은 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영화의 본드처럼 '살인 면허'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제프리 교수는 적었다.

    영국 작가 서머싯 몸과 스릴러 소설 '제3의 사나이'의 저자 그레이엄 그린(Greene·1904~1991), '제비호와 아마존호'의 작가 아서 랜섬 등이 MI6 요원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들이 실제로 어떤 활약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요원 명단에 이름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I6가 남성의 정액을 은밀한 문서를 작성하는 '투명 잉크'로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최초의 MI6 국장이었던 맨스필드 커밍(Cumming)은 1915년 투명 잉크에 관한 연구를 한 뒤 "정액이 최고의 투명 잉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투명 잉크를 적발하는 검사 약물에 반응하지 않지만 열을 가하면 진한 색으로 변색되면서 글씨가 나타난다"며 정액 잉크의 사용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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