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사다리 장기기증] [천주교·불교·의료인단체 '장기기증 네트워크' 출범] "의사는 교육자료 만들고 종교단체가 홍보 나설 것"

    입력 : 2010.09.13 03:01 | 수정 : 2010.09.13 09:47

    "장기기증 관련 활동을 하는 종교·사회단체가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생명나눔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천주교와 불교, 그리고 의료인단체가 함께하는 '한국장기기증네트워크'가 11일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불교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황일면 스님,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사무국장 민경일 신부, 의료인단체인 (사)'생명잇기' 이사장 조원현 계명대 의대 교수는 한자리에 모여 "우리 사회에 장기기증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본부장 김용태 신부는 해외출장 중이어서 사무국장인 민경일 신부가 대신 참석했다.

    “생명나눔은 가장 고귀한 나눔입니다.”장기기증 운동을 벌이고 있는 조원현 이사장, 황일면 스님, 민경일 신부(왼쪽부터)가 손을 맞잡았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우리 사회에서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2월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이 분수령이 됐다. 민경일 신부는 "지난 20년간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을 서약한 분 6만여명 중 절반이 넘는 3만2000여명이 지난 한 해 동안 신청했다"며 "국내 전체로는 1년 평균 8만명이 신청하는데 올해는 지난달까지 8만명을 넘어서는 등 열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황일면 스님은 "우리 사회 통념상 뇌사자 가족을 만나 장기를 기증하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데, 가족들이 불자(佛子)라면 스님은 말을 꺼낼 수 있다"면서 "세 단체가 네트워크를 이뤄 함께 활동하면 장기기증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원현 이사장은 "장기기증을 받아야 할 분들이 1~2년씩 기다려도 수술을 받기 어려운 형편인데도 의료인이 환자들에게 장기기증을 권하기 어렵다"며 "세 단체가 함께 나서면 의료인들은 장기기증에 대한 교육자료를 만들고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교육하고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 사람은 무엇보다 장기기증에 대한 일반의 미온적·부정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일면 스님은 "귀한 인연으로 태어나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돌아갈 몸을 보시하고 간다고 생각하면 장기기증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경일 신부는 "생명을 가장 아름답게 마감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다. 조원현 이사장은 "재물도 기부하고 재능도 나눠쓰고 있는데 생명나눔은 그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나눔임이 모두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