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먹어 주세요" 자기 얼굴 본따 풀빵 만든 예술가

    입력 : 2010.09.10 21:03 | 수정 : 2010.09.10 21:08

    작가 한선경씨 얼굴을 본따 만든 풀빵/스톤앤워터 제공

    “날 먹어주세요, 똥이 되어도 좋아요.”

    올해 초 조형예술가 한선경씨는 개인전시회에서 풀빵을 개당 단돈 500원에 관객들에게 팔았다. 특이한 것은 이 풀빵이 흔한 ‘붕어빵’이나 ‘국화빵’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얼굴을 본뜬 모양이라는 점이다.

    이 풀빵은 여느 풀빵과 만드는 법이 다르지 않다. 반죽한 밀가루 덩이를 무쇠로 만들어진 주형틀에 밀어넣으면 동글동글한 작가의 모습이 성형된다. 여기에 단팥을 떠서 넣고 익히면 이른바 ‘예술가표 선경이 빵’이 완성된다. ‘선경이 빵’의 모델인 한선경 작가는 “똥이 되어도 좋으니 날 먹어달라”고 선언했다.

    한선경 작가는 지난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그동안 3차례의 전시를 가졌다.

    지난 3일부터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에서 전시되고 있는 개인전 ‘헝거’(HUNGER)에서 한씨는 풀빵 외에도 다양한 음식물을 통해 자신의 미적 세계를 표현했다. 전시되는 작품 중 ‘희생양 구이’는 핏물이 보이게 구운 고기조각을 동그란 접시 위에 담았다.

    재미있게 보이는 이 작품들이 담고 있는 뜻은 결코 만만치 않다. ‘선경이 빵’은 예술의 현장에서만 ‘예술’로 인정받는 기존 인식을 탈피하여 관객의 뱃속으로 작품을 밀어넣었다. 예술의 전복을 꾀한 것이다. 한씨는 “희생양 구이 또한 사회에 만연한 육식 소비문화에 물음을 던진다”고 전시서문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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