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입양 1세대' 모여 노래하는 합창단

    입력 : 2010.09.09 03:03

    4세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33명 무대로 이끈 김수정 단장
    "입양사실 알려질까 두려워 쉬쉬하는 사회 바꾸고 싶어"

    "선생님, 제가 노래 열심히 하면 제 친구도 입양될 수 있는 거예요?"

    지난달, 입양어린이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김수정(46) 단장은 한 아이의 질문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오는 10일 이 합창단의 창단기념 음악회를 앞두고 33명의 입양아가 노래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김 단장은 "고아원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도 자기처럼 좋은 부모를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말에 울컥해졌다"고 했다.

    '입양어린이합창단'은 국내 공개 입양아로 구성된 최초의 합창단이다. 4~5세 유아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33명이다. 오는 10일 저녁 8시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열리는 창단기념 음악회에서 아이들은 여섯 곡을 노래한다.

    "우리 합창단 아이들은 '공개 입양' 1세대입니다. 국내에서 공개 입양이 정착한 지가 10년도 안 되니까요. 한 해 9000명의 아이가 버려지는데, 이 가운데 국내건 해외건 입양되는 아이는 합쳐서 2500명 정도지요. 아이가 조금만 커도 입양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갓난아이만 찾는 우리 사회 분위기 때문입니다. 공개 입양이 확산돼야 할 이유예요."

    김 단장이 공개 입양아들을 처음 만난 것은 5년 전 (사)한국입양홍보회를 통해서였다. 해외 입양아인 친구를 통해 알게 된 그곳에서 국내 공개 입양의 필요성을 느끼고, 홍보대사까지 맡아버렸다.

    "회장님(한연희)을 보고 마음 아팠어요. 그분은 열 명이나 입양하셨어요. '예쁘다'며 데려가 놓고는 '아무래도 못 키우겠다'며 파양한 아이들을 거두신 거예요. 그걸 보고 입양문화를 제대로 바꾸고 또 알려야겠다 싶었지요."

    10일 창단 음악회를 앞둔 입양어린이 합창단원과 김수정 단장(왼쪽에서 열 번째). /사진작가 백승휴 제공
    성악가인 그는 그때부터 노래를 좋아하는 입양아 8명과 무대에 섰다. 그 얘기를 들은 입양 부모들이 하나 둘 '우리 아이도 무대에 세웠으면 좋겠다'고 해 그 수가 30여명이 넘었다. 입양아들과 함께 한 무대를 본 객석의 반응도 김 단장에게 용기를 갖게 했다. 그리고 작년 합창단이 구성됐다.

    "아이들이 등장하면 '저 애들이 다 입양아? 저렇게 노출시켜도 돼?' 이러면서 객석이 술렁거려요. 그러다가 공연이 끝나면 '입양아들인데 너무들 밝다, 자칫하면 버려졌을 아이들일 텐데…'라며 관객들이 자리를 못 뜹니다. 아이들도 노래를 통해 입양과 가족에 대해 더 감사해하고요."

    10일 창단기념 음악회의 주제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요'다. 입양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고수지와 테너 박현재,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이 공연한다. 메조소프라노 김수정 단장도 함께한다. 이번 음악회를 기념해 사진작가 백승휴씨는 8일 올림푸스타워 안의 갤러리 펜에서 '치유와 행복'이라는 주제로 공개 입양아들을 담은 사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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