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비교] 2주에 1000만원...특급호텔형

    입력 : 2010.09.05 14:29 | 수정 : 2010.09.05 15:34

    주 고객은 장관 딸, 연예인.. 사진 촬영은 거절 "프라이버시가 최우선"

    ‘세계에서 한국에만 유일하게 있는 사업’(보건복지부 자료)이 있다. 바로 산후조리원이다.

    출산율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산후조리원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8월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산후조리원 수는 418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294곳)에 비해 42.2% 불어난 것이다.

    늘어난 숫자만큼 사설 산후조리원의 종류도 ‘고시원형’부터 ‘호텔식’까지 다양해졌다. 이용료는 천차만별이다. 전북 정읍의 64만원(이하 요금은 2주일 기준)하는 조리원에서부터 서울 강남에는 1200만원까지 하는 곳도 있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비교체험을 위해 서울 시내의 ‘알뜰형’ 산후조리원과 ‘럭셔리 호텔형’ 산후조리원을 각각 찾아가 봤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A산후조리원 건물. 조리원 측은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내부 사진촬영을 거절했다./김지현 인턴기자

    ◆2주 이용에 1000만원...특급호텔형 산후조리원

    서울 강남구 A산후조리원의 모토는 ‘호텔식 서비스와 철저한 프라이버시 관리’다.

    지난 2일 찾아간 A산후조리원은 강남구의 아파트 숲 사이에 있었다. 8층 건물 앞에 주차된 벤츠, BMW, 아우디 등 고급 외제 세단이 눈에 띄었다. 지하에도 주차장이 있다.

    특이하게도 조리원 간판은 외벽 어디에도 없었다.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곳 조리원은 건물 3층부터 5층을 쓰고 있다. 총면적은 1632㎡(약 500평). 객실은 15개인데 이날은 모두 만실(滿室)이었다. 6층은 산부인과 클리닉이 들어올 예정이고, 7~8층은 산모를 위한 스파가 입주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내리자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은은한 실내조명과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조리원 곳곳에는 유명 작가의 그림과 꽃이 장식돼 있었다. 마치 특급 호텔 로비 같았다.

    객실 15곳은 모두 4~5층에 있다. 각 객실에는 호텔식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어 외부인 출입은 철저히 통제된다. 가장 비싼 방은 W스위트룸(52.9㎡·16평)으로, 2주 이용료가 1000만원이다. 이밖에 로열스위트룸(700만원), 스위트룸(500만원) 등이 있다. 가장 싼 객실은 웨딩룸(380만원)이다.

    A조리원에 산모들이 머무르는 기간은 대개 출산 후 2주 정도지만, 기간을 연장해 더 머무르는 산모들도 많다. 비싼만큼 시설과 프로그램이 좋다는 것이다.

    일단 전문인력이 많다. A조리원에서는 총 40여명의 직원이 산모들의 편의를 도와준다. 신생아를 돌보는 간호사만 18명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늘 상주해 있다. 소아과 의사는 주 6회 방문한다. 피부과 의사도 매일 찾아온다.

    단순히 출산 후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산전 5개월부터 산후 5개월까지 매주 2회씩 총 10개월동안 산모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권한다. 전신고주파·스톤 마사지와 스파, 피부관리를 원하는 때 언제든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산후조리비와 별도로 1000만원을 내야한다.

    ◆ 횡성한우에 기장 돌미역, 유기농 식단...연예인, 장관, 대기업 임원 등 부유층 단골

    호텔식 객실에는 개인별 좌욕기와 비데가 설치돼 있다. 조명·TV·커텐 등은 모두 리모컨으로 조절가능하다. 공간이 충분히 넓어 남편도 산모와 함께 숙식할 수 있다.

    또한 신생아용품은 모두 오가닉(organic·유기섬유) 제품으로 준비된다. 병원에서 조리원까지 오는 동안 신생아의 감염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 간호사가 대동하는 벤츠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리원 대표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직접 모유수유 교육을 하고, 아픈 부위에 연고를 발라주는 등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전문의가 직접 이렇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리원 3층에는 ‘오픈 주방’이 있다. 음식 만드는 과정을 산모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호텔 요리사 출신의 주방장과 6명의 조리사들이 한창 요리를 만드는 중이었다. A조리원 대표는 “모든 식재료는 국산으로 사용하며 횡성한우, 기장 돌미역과 같은 최고급 재료만 고집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식사는 식당에서 하지만 산모가 원할 경우 객실에서 룸서비스로 식사할 수도 있다.

    객실을 둘러보고 산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요청하자, A조리원 대표는 난처한 듯 고개를 저었다. 조리원 대표는 “고객의 프라이버시(사생활)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어 외부에 객실을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는 것조차 거절했다.

    조리원 대표는 “지금도 이곳에는 유명 스타의 부인과 전직 장관 딸 등 유명인사 가족이 머물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웬만한 부유층이나 대기업 임원 가족, 연예인들은 다 이곳을 거쳐갔다는 것이 조리원 측의 자랑이다. 조리원 대표는 “톱탤런트 한 명은 우리 조리원에서 산전부터 1년간 철저히 관리를 받았는데, 산후 6개월만에 21kg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A조리원은 프라이버시 유지를 위해 마케팅 홍보를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도 손님은 끊이지 않는다. 대표는 “원래 ‘귀족 산후조리원’은 시끄러울수록 좋지 않다”며 “입소문만으로 손님이 찾아오는데, 지금은 5개월 전에 예약해도 방을 잡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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