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 닫지 않도록 자녀와 많은 대화 나눠요

    입력 : 2010.08.30 03:03

    부족한 사회성, 어떻게 키워줘야 하나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혼자 놀기를 즐겨요. 어떡하죠?"

    자녀의 사회성 문제를 토로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사회성은 크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한다고 여겼던 부모 세대가 내 아이의 사회성 문제를 맞닥뜨리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주현숙 인간발달복지연구소 연구원은 "요즘 아이들은 사람과 부대낄 기회가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사회성 문제는 경험 부족으로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보연 이보연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도 "사회성 문제는 폭넓게 나타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부모가 사회성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쇄적인 환경이 사회성 부족을 부른다

    왜 내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할까. 이보연 소장은 "폐쇄적인 사회 환경과 너무 일찍 또래 문화를 접하는 것이 사회성 부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은 요즘, 밖에서 뛰어놀기보다 집에서 혼자 노는 '나' 중심 놀이에 빠진 아이가 대부분입니다. 부모는 또래를 만나게 하려고 공연장·키즈 카페 등을 찾지만, 이런 곳에서는 사회성을 키우는 데 필요한 '관계 정립'이 불가능하죠. 또 타인에 대한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린이집, 탁아 시설 등 또래 집단에 일찍 노출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도 사회성 문제를 야기한다. 엄마가 짜놓은 일일 계획표와 학원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아이는 자율성은 물론 타협할 줄 아는 능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주현숙 연구원은 "타협할 줄 모르는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교회 사람들과는 문제가 없는데 친구들과는 싸운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또래 관계와 친구 관계는 엄연히 다릅니다. 또래 관계는 특정한 활동으로 맺어진 관계이고 친구 관계는 서로를 놀이 친구로 생각하고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관계를 말하죠. 아이의 사회성이 발달했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판단하려면 친구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연령에 맞는 사회성 교육이 필요

    전문가들은 "부모와의 애착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사회성 교육의 시작"이라고 조언한다. 적지 않은 부모들은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아이의 문제 행동을 고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우선 부모와 자녀 관계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보연 소장은 "아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사회는 바로 부모와 자녀 관계이다.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한 아이는 친구 관계도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가 부모에게 애착을 느끼려면 '우리 아빠, 엄마는 내 편'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처음 경험하는 아이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경우, 무조건 아이를 혼내기보다 공정하고 현명하게 보호막이 되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3세 미만의 아이는 또래 관계보다 부모·어른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고 3세 이후부터 조금씩 또래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5세 미만 아이의 경우, 아이를 어른 없이 또래와 오랜 시간 두면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기 쉽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주현숙 연구원의 이야기다.

    "또래 문제, 사회성 문제는 결국 내 아이가 치러야 하는 전쟁에 빗댈 수 있습니다. 엄마는 전쟁터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도록 도와주는 간호 장교라고 할 수 있죠. 간호 장교는 절대 전쟁에 직접 뛰어들지 않습니다. 섣불리 엄마의 눈높이에서 더 낫다고 생각하는 해결법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죠. 집에 돌아온 아이가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말을 들어주고 다독여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가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에는 있었던 사건을 삼자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짚어주고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해결법을 함께 이야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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