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간 왕건함(艦) "6·25때 고마웠어요"

    입력 : 2010.08.28 03:09 | 수정 : 2010.08.28 03:56

    참전용사·가족들 배로 초청… 감사의 뜻 전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6·25전쟁 참전용사 조 조버트(85)씨는 27일 대한민국 해군 구축함인 왕건함(4400t급)에 올라 "한국이 정말 이렇게 멋진 전함(戰艦)을 만들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저와 제 전우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한국이 길이 150m에 이르는 큰 배를 만들 정도로 발전했다니 정말 놀랍다"며 "대한민국은 내 삶의 한 부분이자 자랑"이라고 했다.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덴만으로 향하던 해군 청해부대 5진 왕건함이 25일 한국 해군 최초로 남아공을 찾았다. 6·25 발발 60주년을 맞아 남아공의 참전용사들을 배로 초청해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서이다. 남아공은 6·25 당시 1개 비행대 826명을 파병했다. 남아공 조종사들은 P-51 무스탕·F-86 세이버 전투기를 몰고 신의주에서 부산에 이르기까지 작전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34명이 전사하고 9명이 포로가 됐다. 또 남아공 육군 약 300여명이 참전해 인천상륙작전에서 전과를 올렸다.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항에 정박해 있는 왕건함 앞에서 남아공 참전용사와 그 가족이 김한수 주남아공 대사(뒷줄 오른쪽에서 아홉 번째)와 부대장 부석종 대령(뒷줄 오른쪽에서 여덟 번째) 등 왕건함 승조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현석 특파원

    27일 왕건함 보은(報恩)행사에 초대받은 참전용사 5명과 그 가족 13명, 남아공 함대 사령관 R. W. 힉스 소장 등은 김한수 주(駐)남아공 대사, 부대장 부석종 대령, 해군 승조원들과 한국 전통음식으로 차려진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부대원들의 태권도 시범, 댄스 공연 등을 관람했다.

    6·25에 참전했던 남아공 참전협회장 피트 피서(79)씨는 "우리가 참전했던 다른 어떤 나라도 이와 같이 따뜻한 보은행사를 해 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참전용사 행사에 참석한 후 공항버스를 타고 돌아가려는데 한 20대 청년이 '우리나라를 지켜줘서 감사하다'며 나를 공항까지 배웅해 줬다"면서 "오늘 대한민국 장병들을 보니 그때 고마웠던 감정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부석종 대령은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오늘과 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공군은 왕건함 방문에 맞춰 26일 케이프타운 근처 이스터플래트 기지 내 전쟁기념관에 한국전 기념실을 개관하기도 했다. 왕건함은 9월 초 아덴만에 도착해 청해부대 4진인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하며, 내년 1월까지 파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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