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렬 북측 배웅 받으며 귀환.."당국 조사에 묵비권 행사"

  • 조선닷컴

    입력 : 2010.08.20 17:11 | 수정 : 2010.08.20 22:30

    북측 200여명 배웅..“긴장된 모습 엿보여”

    지난 6월 무단방북했던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씨가 방북 두 달여만인 20일 오후 3시쯤 한반도기를 흔들며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환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하얀 두루마기에 한반도 기를 들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뒤 곧바로 체포됐다. 당시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 앞에는 북한측 인사 200여명이 도열해 ‘조국통일’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 구호 열창과 함께 ‘조국은 하나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한씨의 등장을 기다렸다.

    한씨는 오후 2시57분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내 북측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3시쯤 한반도기를 흔들며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한씨는 겉으로는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지만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다는 게 정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씨는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통일부 연락관 2명에게 곧바로 양쪽 팔을 붙잡혀 공안당국 관계자에게 신병이 넘겨졌다.

    한씨는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을 지나 평화의 집에서 잠시 공안 당국으로부터 간단한 인정 심문을 받았다. 당초 서울로 이송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찰 등 관계당국은 취재진을 따돌린채 한씨를 파주경찰서로 이송했다.

    경찰은 한씨의 방북 경위와 북한 내 행적 등을 조사하고 체포 48시간 이내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한씨를 조사해 이르면 21일 밤이나 늦어도 22일 낮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씨를 면회하고 나온 부인 이강실 목사는 그가 조사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신속히 한씨의 귀환 소식을 전하면서 “안경호 위원장을 비롯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성원들, 관계부문 일꾼들이 목사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포옹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개성시의 각 계층 근로자들과 청년학생들이 판문점에서 꽃다발을 흔들고 ‘조국통일’ ‘우리 민족끼리’ 구호를 합창하면서 목사를 열렬히 환송했다”고 덧붙였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으려면 사전에 유엔사와 협의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북측은 한씨의 귀환과 관련해 유엔사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 무력화를 시도해온 북측이 이번 한씨 귀환에서도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북측 조선적십자회는 지난 11일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한씨의 귀환 일정을 통보하는 한편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무사 귀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한 바 있다.

    한씨는 당초 광복절인 이달 15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귀환 일정을 연기, 방북 70일만인 이날 귀환했다.

    정부는 한씨가 지난 6월12일 정부의 승인 없이 밀입북해 북한측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회합·통신, 찬양·고무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씨는 지난 6월 22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폭침사건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19일에는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안경호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위원장 등과 만나 환담하는 등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가 북한에서 한 각종 발언과 행동이 국가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촛불집회 사건으로 2008년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전례가 있어 구속 수사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씨의 불법 방북을 도와준 배후 인물이 있는지와 반미집회 개최 등 그동안의 국내 활동이 북한과의 사전 협의 아래 이뤄졌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