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정아 인터뷰 "한 남자를 사랑한 게 이렇게 큰 대가 치를 줄 몰랐다"

  • 조선닷컴

    입력 : 2010.08.19 14:32 | 수정 : 2010.08.19 18:38

    학력위조 파문 이후 3년만에 입을 연 신정아씨/출처=월간조선
    ‘학력위조 파문’으로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씨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석방 후 근황과 심정, ‘부적절한 관계’로 알려졌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 등에 대해 월간조선 9월호에 밝혔다.

    신씨는 그동안 가장 억울했던 점 하나를 꼽아보라고 하자, “하나를 꼽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쌓인 것이 많다는 얘기다. “‘신정아’라는 이름 앞에는 항상 ‘학력위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고, 신정아의 이미지는 ‘꽃뱀’으로 불립니다. (…중략) 정확한 내용도 모르면서 온갖 추측과 억측으로 파렴치하고 더러운 인간으로 치부하는 것은 제 개인적으로 많이 아프고 다친 부분입니다.”

    ‘신정아 스캔들’은 2007년 7월 신씨의 학력위조 논란에서 시작됐다. 신씨가 예일대 박사학위를 위조해 동국대 조교수에 임명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변씨와 신씨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변씨의 외압으로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명되는 등의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의혹이었다.

    결국에는 한 언론이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을 공개한 후 이른바 성(性)로비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사건은 지난 2000년 정국을 흔들었던 ‘린다 김 사건’에 비견되면서 일파만파로 커졌다. 언론은 이 사건에 ‘변양균-신정아 게이트’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었다.

    신씨는 변양균 전 정책실장과의 관계에 대해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는데 누가 ‘꽃뱀’이고 누가 ‘제비’냐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사건 당시 직책을 놓고 보면 그런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평범한 공무원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중책을 맡을지 예상하고 만남을 시작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씨는 “한 남자를 사랑한 것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면서 “(변 실장과는) 세상의 모든 위선과 제약을 넘어서서 서로 교감하고 사랑하는 관계였다”고 했다. 이어 “저에게는 지나간 그 사랑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2007년 10월 말 신씨와 변씨를 구속기소했다. 신씨는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 등 허위학력으로 동국대 교수와 광주비엔날레 감독에 임용된 혐의(업무방해)와 자신이 일하던 성곡미술관 공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변씨는 예산 특혜를 약속하고 신씨를 동국대 교수에 임용되도록 한 혐의(뇌물수수), 대기업에 외압을 넣어 미술관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흥덕사와 보광사에 탈법적으로 특별교부금 배정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제7회 광주 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으로 선임됐던 신정아씨와 오쿠이 엔위저(Okui Enwezor)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대 학장.
    이 가운데 법원이 인정한 죄는 신정아씨의 경우 학력위조뿐이었다. 뇌물혐의 등은 무죄 처리됐다. 학력위조와 관련 신씨는 1년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신씨는 2009년 4월 징역 만기일 직전 보석으로 풀려났다.

    학력위조 부분에 대해 신씨는 여전히 학위 브로커에게 속았다는 입장이다. 신씨는 “불성실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하기는 했지만, 학위를 위조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불성실한 방법’에 대해 신씨의 법적 대리인인 김재호 변호사는 “리포트 제출이나 논문 작성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변씨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말, 뇌물수수와 제3자 뇌물수수, 업무방해, 알선수재 등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다만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신씨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러 차례 요청한 끝에 신씨의 대리인인 김 변호사의 중개로 마침내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신씨는 자신의 성장환경에서부터 변 실장과의 관계, 학력위조에 대한 해명, <문화일보> 누드사진 보도에 대한 입장, 성곡미술관 배상 판결, 죽음까지 생각했을 만큼의 고통스러웠던 시간 등에 대해 하나하나 털어놓았다.

    신씨는 문화일보가 보도한 누드사진에 대해 “보도가 처음 나갔을 때는 내가 누드사진을 찍지 않았으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알리기 위해 사진의 합성여부에 대한 감정을 모두 세 번이나 의뢰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성형외과 의사라면 사진 속의 몸과 신씨 본인의 몸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삼성의료원에 가서 몸 감정을 받았다”면서 “누드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누드사진을 찍는 코미디같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신씨가 옷을 벗자마자 성형외과 전문의는 ‘감정할 필요도 없겠다’며 즉석에서 신정아씨 몸을 보고 판정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사진이 합성됐다는 신씨 측의 주장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당시 감정인이 사진 속 몸과 신씨의 몸이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오랜 수감생활로 영양상태나 체중 변화가 있을 것이어서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신씨 측에서 병원에서 촬영한 누드사진을 직접 법원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병원 측에서는 이미 사진을 모두 없애 버렸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신씨는 “힘없는 한 개인이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고 했다.

    신씨는 “그동안 겪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써서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다시 태어난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한 남자의 아내로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9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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