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 타국살이… '비운의 황태자' 영친왕

    입력 : 2010.08.07 03:11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김을한 지음|페이퍼로드|336쪽|1만4800원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英親王)은 기울어진 나라의 운명처럼 스산한 삶을 살았다. 11살에 일본으로 끌려가 이방자 여사와 정략결혼을 했고, 50여년을 일본에 머물렀다. 1963년 귀국했으나 실어증과 지병으로 7년간 병상에 누워 지내다 한많은 일생을 마쳤다.

    신문사 도쿄특파원으로 주재하며 영친왕의 귀국에 큰 역할을 했던 저자가 1971년 펴낸 책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다시 출간됐다.

    영친왕을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와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덕혜옹주가 정략결혼의 희생자가 될 것을 우려해 고종이 일제 몰래 조선인과 정혼시키려 했던 얘기, 고종의 외교 밀사로 헤이그에 파견됐던 헐버트 박사가 40여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묻힌 사연이 현장감 있게 읽힌다. 한국 정부가 구황실 재산을 국유로 돌리려 하자 소송을 권유하던 변호사에게 "아무리 곤란해도 내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는 일화는 영친왕의 성품을 보여준다. 한국 근대사 연구서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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