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戰 끝났다"… 전투대신 '조언과 지원' 전략으로

    입력 : 2010.08.04 03:08

    오바마, 이달 중 전투병력 완전 철수 재확인
    7년5개월간 9000억弗투입, 군사교육·민간인 보호위해 내년까지 병력 5만 주둔
    테러 등 폭력사태 여전… 민주화 정착여부가 관건

    버락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이 2일 이달 중에 이라크에서 미군 전투병력을 완전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전투 종료'를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 상이군인협회 총회 연설에서 "이달 말까지 이라크 주둔 전투병력을 철수, 미군 병력 수준을 5만명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미군의 주요 임무는 이라크 정규군에 대한 훈련과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대통령 후보로서 이라크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겠다는 공약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미군이 주도하던 시대에서 앞으로는 외교관들이 주도하는 민간 차원의 노력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자신의 선거 공약에 따라 전투병력 철군이 예정대로 이뤄짐으로써 이라크전이 사실상 '공식 종료'됨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던 지난해 1월 약 15만명의 미군이 주둔했던 이라크에는 이달 말까지 모든 전투병력이 철수, 비전투원 약 5만명이 잔류하게 된다. 2011년까지 남게 되는 미군은 이라크정부를 도와 군사교육, 민간인 보호 임무를 도맡게 되며 이라크 전쟁의 이름도 '이라크의 자유'에서 '새로운 새벽'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정책도 직접개입정책에서 '조언과 지원'을 위주로 하는 전략으로 수정될 전망이다.

    이는 2003년 3월 조지 W 부시(Bush) 당시 대통령의 개전 명령에 의해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7년 5개월 만에 일단락되는 것을 의미한다. 9·11 테러의 후속 대책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 정부가 대량살상무기(WMD)를 실제로 보유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전쟁 초기부터 끊임없이 정당성 문제가 제기됐었다. 또한 4400여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하면서 미국 내에서 반전(反戰)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라크 전쟁에 처음부터 반대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는 정책을 채택,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달 중에 철군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미군과 이라크군 희생의 결과로 폭력사태가 지난 수년 동안 최저 수준에 가깝게 줄어들었다"고 말했지만 최근 이라크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이라크에서의 전투 및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535명으로 2008년 5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라크는 지난 3월 총선에서 어떤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함에 따라 5개월 가까이 신(新)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정치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정확히 20년 전인 1990년 8월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에 근원이 있다. 접경지역의 유전 영유권을 놓고 쿠웨이트와 대립하던 이라크는 독재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야심에 따라 전쟁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실시하고 미국·영국 등 36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은 1991년 1월 철군을 거부하는 이라크에 대해 공격을 단행했었다. 20년간 이어진 미국의 '이라크 다루기'가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의 정치적 상황과 민주주의 이식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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