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훈련' 北 아리랑 공연참가 기피학생 늘어

    입력 : 2010.08.03 11:11

    북한의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이 2일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혹독한 훈련과 실수를 용납않는 분위기 탓에 공연 참가를 기피하는 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고 2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 정착한 20대 탈북자 김선영(가명)씨는 아리랑 공연에서의 실수로 사상비판을 받아야했던 중학교 학급 친구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친구는 카드섹션의 배경 그림을 담당했는데, 실제 공연에서 얼굴색을 검은색으로 잘못 넘기는 바람에 김일성 국가주석의 얼굴에 검은색 점을 만들어버렸다.

    김 주석의 얼굴에 점을 만들어 버린 이 학생과 학생의 부모는 공연 이후 한동안 사상비판에 시달렸다. 부모는 직장과 마을에서 한 달이 넘도록 매일 ‘자녀에게 정치적 사상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다’는 죄목으로 사상비판을 받아야 했고, 학생 당사자도 학교의 생활총화 시간마다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비판해야 했다.

    이 같은 분위기와 혹독한 연습량 탓에 북한의 부모들은 자녀의 아리랑 공연 참가를 기피하고 있다. 아리랑 공연에 참가하면 텔레비전이나 음식 등을 선물받지만, 이를 포기하더라도 자녀의 고생을 막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사상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연을 강제로 봐야하는 북한 주민들도 아리랑 공연이 반갑지 않다. 한국에 거주하는 평양 출신 탈북자 박영희(가명)씨는 “조직별 사업장이나 기업소 또는 개인에게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도록 지시한다”며 “불참할 경우 ‘왜 참가하지 않았느냐’며 생활총화 때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피곤한 일이죠. 본 것 자꾸 보라고 하고… 개인은 직접 돈을 내고 봐야하거든요. 생활은 쪼들려 가는데…”

    올해 6회째를 맞는 아리랑 공연은 북한의 대표적인 체제선전 겸 외화벌이 사업이다. 연인원 10만 명이 동원돼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아리랑 공연은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오는 10월 1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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