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에서 욕설과 이념편향적 막말이 난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강사 김모(30)씨는 "일단 웃기고 자극적이어야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수강생이 많아진다"며 "아이들이 수업 내용보다는 얼마나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은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스타 강사가 되기 위해 점점 더 충격적인 발언을 하게 된다"고 했다. 수십개 업체가 난립해 이미 포화 상태가 된 인강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학원 강사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다른 강사 이모(35)씨는 "스타 인강·학원 강사는 학생들 사이에선 거의 연예인"이라면서 "쇼맨십과 적절한 유머를 섞는 것으로는 이제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더 센 표현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인강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선생님의 욕설마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강모(18)군은 "요즘 인강에 욕은 기본 스킬(기술) 아닌가요"라며 "그래도 잘 가르치니까 1타(1등)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유독 인강에서 편향적 발언이 많이 나오는 데 대해 인강 업계에서는 "386 운동권이 사교육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논술학원을 경영하는 김모(45)씨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에 사회에 나가도 마땅히 자리 잡을 곳이 없었던 386 운동권들은 학창시절 연마한 '말과 글을 다루는 법'을 무기로 사교육 시장에 뿌리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인강이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소위 '말빨(말솜씨)'이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스타 강사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 등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이나 자주민주통일(자민통),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등 골수 운동권 출신들이 스타 강사로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