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 출신 오현택, '실질적 패배' 속 발견한 성과

      입력 : 2010.07.30 07:25




      [OSEN=박현철 기자]29일 목동 넥센전서 2-2로 1패와 같은 1무를 추가한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 김 감독은 경기 후 종료 시 포수 마스크를 쓴 최승환을 불러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지킨 투수의 구위에 대해 물어보았다.

      최승환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직구가 이전에 비해 더 좋아졌다"라는 말. 김 감독이 경기 막판 눈빛을 반짝이며 구위를 물어본 주인공은 신고 선수 출신 사이드암 오현택(25)이었다.

      지난 2008년 원광대를 졸업하고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오현택은 1년 반 넘게 신고선수 딱지를 붙이다가 지난해 6월 정식계약을 체결한 뒤 그해 17경기 평균 자책점 4.45의 기록을 남겼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으나 시즌을 마친 후 김 감독이 은근하게 가능성을 높이 산 투수 중 한 명이 오현택.

      그러나 올 시즌에는 커다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지난 4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조승수를 구원해 2⅓이닝 노히트 투구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오현택이지만 이후 제구 난조 현상을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다. 7월 초 다시 1군에 합류했으나 곧바로 퓨쳐스(2군) 올스타로 뽑혀 1군 구경만 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28일 넥센전 막판 제구 난조 현상을 보인 김승회를 대신해 다시 1군에 오른 오현택은 2-2로 맞선 12회말 고창성을 구원해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미 모든 공격 기회를 소모한 두산 입장에서 사실상 패배와 같았던 만큼 마음을 비운 채 오현택을 테스트용으로 내보낸 것이다.

      팀은 승리가 물 건너갔어도 끝내기 승리를 노리는 상대 중심타선으로 연결된 시점이었기에 오현택에게도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현택은 마지막 1이닝 동안 11개의 공을 던지며 2개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마지막 타자 유한준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단순한 기록 외에 투구 내용이 좋았기에 김 감독이 직접 공을 받은 최승환을 불러세워 오현택의 구위를 물어본 이유다.

      오현택은 최근 2군에서 최고 구속을 141km까지 끌어올린 상승 무드를 제대로 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세계대회를 치르고 있는 청소년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오현택은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는 동시에 생애 처음으로 140km 이상의 속구를 던졌다.

      대학 시절 스리쿼터 투구폼으로도 최고 138km에 그쳤던 오현택은 "141km에요. 141km"라는 말과 함께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29일 경기서 전광판을 통한 오현택의 최고 구속은 143km로 기록되었다. 열흘 남짓한 기간이 지난 후 자신의 최고 구속을 갱신한 것.

      큰 기대를 갖지 않았던 오현택이 지금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팀에도 더없이 반가운 일. 전반기 동안 필승 계투 정재훈-고창성의 등판이 잦아 과부하 여부에 고심해야 했던 두산인 만큼 오현택이 계투로 전환한 좌완 이현승, 제구력이 향상된 좌완 원용묵과 함께 계투진 기용 카드를 다양화한다면 더욱 반가운 일이다. 순위싸움이 달려 있어 1경기, 1경기를 쉽게 볼 수 없는 후반기임을 감안하면 오현택이 비춘 가능성은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미 지난해 권명철 전 2군 투수코치(라쿠텐 코치연수)로부터 "커브 하나만큼은 이강철 선배급"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오현택. 비시즌 동안 신무기 서클 체인지업을 장착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직구 구속까지 부쩍 끌어올린 오현택이 후반기 두산 계투진의 '히든 카드'가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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