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고교생들의 노력으로 美 의회, 위안부 특별성명

    입력 : 2010.07.29 21:20 | 수정 : 2010.07.30 02:24

    "사과받을 시간 많지 않아"… 美 의원 일일이 찾아 면담

    미국의 한인 고교생들이 꺼져가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의 불씨를 살려냈다. 3년 전 각고의 노력 끝에 미 하원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었다. 하지만 일본은 이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하원 역시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나 여름방학을 이용해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KAVC·소장 김동찬)에서 일하는 고교생 인턴 20여명이 의원들을 설득,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27일(현지시각) 일본에 다시 강력하게 공식 사과와 결의안 준수를 요구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27일 미 하원 외교위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재차 요구하는 결의안을 이끌어낸 한인유권자센터(KAVC)의 고교생 인턴들. 탤런트 차인표(맨 왼쪽)씨와 센터 김동석 상임위원(오른쪽 두 번째), 김동찬 소장(맨 오른쪽)이 자리를 함께했다. /해켄색(미 뉴저지주)=박종세 특파원
    미 하원 외교위 산하 아태소위는 이날 결의안 채택 3주년 특별성명을 통해 "그동안 일본에서는 총리가 여러명 바뀌었지만 누구도 공식적으로 인권위반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할머니들이 고령이어서 이제 사과받을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에니 팔레오마베가 위원장은 "화해를 시작하고 미래에 보다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특별성명을 29~30일 열리는 하원 본회의에서 낭독, 의사록에 남기고 일본 정부에도 발송할 예정이다.

    한인 학생들의 활동이 시작된 것은 5주 전이다. 학생들은 미 의회가 결의안 채택 후 통상 2~3년 후면 결과를 점검하는데, 위안부 결의안은 후속조치가 없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던 외교위의 주요 의원들을 직접 접촉, 추가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일형(17)군은 "인권 이슈여서 의원들이 쉽게 취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게리 액커맨(민주·뉴욕), 일레나 로스-로티넨(공화·플로리다), 스캇 가렛(공화·뉴저지) 등 의원 8명에게 편지를 보내고, 지난 26일엔 워싱턴DC의 의사당을 찾아가 면담했다. 로스-로티넨 의원은 그날 한인유권자센터 주도로 열린 기자회견에 동참, "일본 정부가 3년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별성명이 채택되던 날,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탤런트 차인표씨가 한인유권자센터를 방문, 학생들에게 피자를 사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차씨는 "학생들이 당당하게 의원들을 상대로 문제점을 설명하고 행동을 이끌어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인유권자센터의 고교생 인턴 들은 3년 전에도 결의안 채택을 위해 8만명의 서명을 받는 작업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뉴욕과 뉴저지에 위안부의 고통을 알린 표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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