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녀와 인터넷 게임 해 보세요"

  • 차정섭·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입력 : 2010.07.28 23:29 | 수정 : 2010.07.29 00:29

    차정섭·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전국 초·중학생 20명 중 1명이 인터넷 중독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인터넷 중독은 자율적인 통제가 불가능하고 병적으로 인터넷 사용에 집착하는 증상이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4~5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 123만명을 조사하니 5.5%, 6만8000명이 인터넷에 빠져 학습장애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고 대인 관계가 부족해 학업이나 생활에 곤란을 겪는 고(高)위험군 아이들만 2만명이나 됐다.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접어들면서 청소년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게임이나 채팅, 음란물을 접할 기회도 많아져 인터넷 중독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이다.

    스스로 제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자극적인 게임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인터넷 중독은 단순히 게임에 빠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방안 구석에 틀어박혀 인터넷과 게임을 계속한다면 한창 성장해야 할 청소년들의 학습과 건강이 저해된다. 또 인터넷 게임에 빠져 게임 속에 사용되는 아이템 살 돈을 구하기 위해 부모의 돈을 훔치거나 어린 학생들의 돈을 빼앗는 등 청소년 범죄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인터넷 중독은 한 번 중독이 되면 알코올이나 마약처럼 중독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최근 분당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인터넷 중독자의 뇌는 마약 중독자의 뇌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 물질남용, 충동조절 장애 등의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인터넷 중독은 또 비만과 수면부족 등의 건강 악화, 우울증, 가정불화 등 심각한 청소년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했다.

    인터넷 중독은 청소년들이 중독까지 이르기 전에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청소년들의 일상생활 한 부분이 된 상태에서 스스로 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 거실에 컴퓨터를 옮겨 놓고 부모가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 이외에 휴대폰·넷북 등으로 인터넷에 접할 수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자녀가 주로 하는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하는 게임에 대해 부모와 공감대가 형성되면 열린 마음으로 부모와 대화를 하기 쉽다. 인터넷 사용시간을 자녀와 합의해서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녀가 인터넷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거나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다.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인해 자녀가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경우에는 전문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세상은 보다 빨라지고 편리해졌지만, 인터넷 중독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가져왔다. 부모들이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교육해야만 우리 아이들을 인터넷 중독이란 늪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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