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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병합 100년 조용히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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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7.28 00:51

    일본 민주당 정권이 한국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8월말을 앞두고 한국과 민감한 현안을 조정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여당이 30일로 예정됐던 2010년판 방위백서 발표 시기를 8월말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은 “총리 관저가 주도한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 방위성이나 외무성 같은 정부부처가 아니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나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 등 정권 최고위층이라는 의미다.

    일본 정권 핵심부가 이같은 판단을 한 것은 간 내각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연계 강화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전략’을 추진중이라는 점과 관계가 있다. 민주당 정권은 특히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며 한일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비난이나 일본인 납북 등 사안에서도 한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으로선 해방 65주년인 내달 15일이나 한국강제병합 조약 체결일인 내달 22일, 조약 공표일인 내달 29일 등 줄줄이 이어지는 일정을 어떻게든 대과 없이 넘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간 내각은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총리의 사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센고쿠 관방장관은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민간인 징용피해자의 유골 반환 등 이른바 ’전후처리(보상)’ 문제에서도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불거진 ’일본의 문화재 반환 검토’ 보도에 대해 “요청을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문화재 일부를 반환하는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모두 한.일 양국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강제병합 100년을 전후한 시기를 어떻게든 시끄럽지 않게 넘기자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간 내각이 총리 사과 담화나 문화재 반환 등을 검토하면서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간사장이 적극적으로 거론했지만 일본 내에서 논란이 큰 외국인 참정권 부여 법안 추진은 좀처럼 거론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권으로선 한국측이 원하는 내용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어떻게든 일본 내 반발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는 셈이지만 일본 내부의 진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방위백서 발표 연기에 대해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 등 방위성 관계자들이 맹렬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백서의 발표 시기를 가능한 한 8월29일에서 멀리 떨어뜨리자고 했던 외무성조차 최근에는 7월말 발표에 대체로 동의한 상태였다고 하니 일본 내 반발 정도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한국측으로 봐서도 방위백서 발표 시기를 7월말이 아니라 8월말이나 9월로 미룬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까지 변하는 것도 아닌 만큼 ’조삼모사(朝三暮四) 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심 끝에 취한 민주당 정권의 방위백서 발표 연기 결정이 한일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8월말 한국의 국치일을 앞두고 차츰 달아오르는 여론을 달래기 위한 한일 양국의 외교 교섭에도 한층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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