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경희대 음대 교수가 여학생들 상습 성희롱"[밝혀왔습니다 첨부]

    입력 : 2010.07.24 03:30 | 수정 : 2010.08.19 10:36

    학생들 국회·여성부 등에 탄원서

    강용석 의원의 여대생 성희롱 발언의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음대 교수의 제자 성희롱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를 채비를 차리고 있다. 대학 교수가 부모와 동석한 제자를 희롱하고, 학생 아버지까지 폭행한 것이다.

    경희대 음대 학생들은 최근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일부 교수가 학교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국회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국가 기관과 시민단체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학생들은 탄원서를 통해 음대에 재직 중인 A교수의 성추문 등 부적절한 행동을 조목조목 고발했다.

    A교수는 이달 초 자신의 제자인 음대 2학년 여학생, 여학생 부모와 함께 경기도 과천에서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장소는 학부모가 운영하는 중식당이었고, 이 자리에는 모임을 주선한 A교수의 고교 선배이자 여학생의 친척, A교수의 후배 등도 합석해 모두 7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중식당 룸에서 식사를 하던 A교수는 여학생에게 술을 따르라고 했고, 여러 차례 술을 권했다. 취기가 오른 A교수는 여학생에게 "내 연구실에 놀러오라" "내 방은 일단 들어오면 문 열고 나가기가 힘들다" "학교 앞에서 자취해라. 그래야 많은 경험을 한다"고 했다. A교수는 "내가 경희대 음대의 실세"라는 말도 곁들였다. 한 참석자는 "직업이 무색하게 A교수 입에는 욕설이 배어 있었다"고 했다.

    학생의 어머니는 A교수가 딸에게 술을 계속 권하고 듣기 거북한 대화가 이어지자 딸에게 먼저 집으로 가라고 했다. 회식이 끝날 무렵, A교수와 여학생의 아버지 두 사람만 테이블에 남았다. 다른 사람들은 식당 밖으로 나갈 채비를 차리고 있었다. 이때 A교수가 여학생 아버지의 머리를 술병으로 내리쳤다고 한다. 기절한 여학생의 아버지는 병원으로 실려가 머리 상처 부위를 15바늘 꿰맸다. A교수는 폭행 혐의로 과천경찰서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여학생의 아버지는 "당시 A교수가 만취했고, 나도 상당히 취했지만 때리고 맞을 만한 말다툼이 있었던 건 아니다"고 했다. 여학생 아버지가 피 흘리며 쓰러지자 식당 밖에 있던 일행과 여학생의 어머니가 다시 들어와 폭행을 말렸다고 한다. 여학생의 아버지는 "처음에 사과를 해왔던 A교수가 수일 전부터 자신이 오히려 맞았다고 주장해 어이가 없다"고 했다.

    탄원서에 등장하는 A교수의 문제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라는게 학생들 주장이다. A교수는 지난 2월 남녀 학생 수십명과 함께 인천의 한 펜션으로 3박4일간 캠프를 떠났다. 입학식을 앞둔 신입생과 교수·선후배가 모여 친목을 다지는 자리. 당시 자신의 숙소에서 학생들과 술을 마셨던 A교수는 자정을 넘긴 시각 남학생들을 모두 나가라고 하고 여학생들과 2시간가량 별도의 술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한 남학생은 "술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학생들이 말하진 않았지만 부적절한 술자리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시 캠프에선 고학년 남학생이 여자 신입생에게 키스를 하는 등 성희롱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됐다고 한다. 캠프 인솔자는 A교수였다.

    A교수가 캠프 일주일 뒤 강촌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벌인 행동도 탄원서에 올랐다. A교수는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한 신입생을 불러 그 경위를 추궁했다. 학생이 "돈(캠프비 15만원)이 없어 못 갔다"고 하자, A교수는 주변에 있던 다른 학생들을 모두 무릎 꿇게 한 뒤 "왜 거짓말 하느냐"고 신입생을 다그쳤다고 한다. 신입생으로부터 "정말 돈이 없었다"는 거듭된 해명을 듣고서야 A교수는 자리를 떴다는 것.

    학생들을 가장 흥분하게 만든 건 A교수와 여학생의 모텔 출입 의혹이었다. A교수는 작년 말 학생들과의 술자리가 끝나고 여학생 2명과 학교 후문 근처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다른 학생에게 목격됐다고 한다. 당시 A교수를 고발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학생회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지만 해당 여학생들이 쉬쉬하는 바람에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학생들은 A교수가 부적절하게 처신해도 음대 내부 특성상 누가 나서서 비판할 만한 분위기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A교수는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 60여명에 대한 학점, 장학금은 물론 취업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 한마디로 '제왕' 같은 존재였다는 것이다. 학생회 간부는 "A교수가 자신을 비판하는 학생에게 F학점을 주는 등 실제로 보복을 했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A교수의 잘못을 알아도 참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A교수의 학부모 폭행사건은 현재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고, 나머지 내용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학교도 A교수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실이 A교수 행적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경희대 음대 총동문회가 교수 임용 과정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경희대 음대 역시 내홍(內訌)에 빠지게 됐다. 음대 총동문회는 "학교가 지난 2월, 교수 3명을 선발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재단이나 학장의 친분을 보고 뽑았다"며 지난 15일 '신임 교수의 자격을 정지시켜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총동문회는 또 교수 임용 과정에서 학교 관계자가 골프 접대를 받는 등 금품 거래가 오고 갔다며 서울북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 학교측은 "정당한 절차를 밟아 교수를 임용한 것이고 일부 동문들의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 '밝혀왔습니다'
    ▲본지의 지난 7월 24일자 "경희대 음대 교수가 여학생들 상습 성희롱" 제하의 보도에 대해 해당 교수는 과천 음식점과 캠프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희롱으로 의심받을 만한 내용은 없었으며, 여학생과 모텔에 출입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교수로서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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