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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연맹 이기흥 회장 충고 "박태환, 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 돼라"

입력 : 2010.07.23 14:43 / 수정 : 2010.07.23 14:45

대한수영연맹 이기흥 회장 "수영 잘하면 뭐하나" 일침
몰려든 어린 유망주들에게 쌀쌀맞게 대하는 장면 목격

박태환이 22일 김천에서 열린 MBC배 전국수영대회 개인혼영서 우승을 한 후 라커룸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팬들이 휴대폰 카메라로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김천=조병관 기자>

한국수영의 수장이 한국수영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올초 새로 대한수영연맹 수장에 오른 이기흥 회장이 22일 2010년 MBC배 전국수영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북 김천의 한 식당에서 "박태환 선수는 수영 선수이기 이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영연맹 회장이 연맹 고위 관계자와 담당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어서서 한국수영의 대표 스타를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발언의 요지는 박태환이 실력에 못지않게 인간적으로도 팬들이나 동료 대표 선수들에게 좀더 사려깊게 처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회장은 "수영을 아무리 잘 하면 뭐하나.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먼저 베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왜 이런 발언이 나왔을까. 정일청 수영연맹 전무에 따르면 박태환이 최근 어린 수영선수들을 쌀쌀맞게 대하는 장면을 이 회장이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어린 유망주들이 박태환을 보고 신기해서 몰려들자 박태환이 외면하면서 거리를 두었다는 것이다. 그 장면을 본 이 회장이 한국수영의 대표 얼굴인 박태환을 아끼는 마음에서 조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태환과 후원사 SK는 이런 식으로 이미지가 비쳐지는 것에 무척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박태환이 뻣뻣한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영계 주변에서 제기하는 박태환과 다른 대표 선수들과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거리감에 대한 문제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환 스스로도 동료 대표 선수들에게 먼저 베풀려고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2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만난 한 대표 선수는 "솔직히 코치 선생님들도 태환이에게는 이래라 저래라 말을 못한다"면서 "한국수영의 현실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그렇게 해도 할 말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대표선수들은 박태환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태환은 최근 오는 10월 전국체전 참가 여부를 두고 머리가 복잡하다. 그는 22일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가 올해 마지막 국내대회다"라고 선언했고, 기자들이 전국체전 참가 여부를 묻자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있어서 출전이 좀 어려울 것 같다"며 말을 흐렸다. 박태환은 지난해에도 전국체전 참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불참했다.

SK측은 "기자회견 뒤 박태환과 면담을 했는데 전국체전에 출전하자는 쪽으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박태환은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으로 움직이고 싶고, 반면 한국수영의 현실은 유일한 스타 박태환이 국내외에서 항상 최고의 모습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면서 "그 차이에서 서로 상처를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수영연맹은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가 유치를 포기한 2013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한국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수영연맹은 최근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에 대회 유치 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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