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치카노 문화에 빠진 지구촌

    입력 : 2010.07.17 03:02 | 수정 : 2010.07.18 09:44

    美, 남아공월드컵 때… 멕시코계 타투 예술가의 인기 심벌인 독수리 티 유행… 요새 멕시코 '치카노'가 대세라지?

    남아공월드컵 기간 미국에선 독수리가 그려진 티셔츠가 인기를 끌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만든 나이키가 내놓은 것인데 미국의 상징을 멕시코계 인물이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스터 카툰(Cartoon)'이라는 타투(문신) 예술가다. 무채색 문신이 장기인데 사진처럼 섬세하다. 유명 가수, 배우들에게 타투를 시술해 유명해졌고 나이키·도요타·삼성 같은 기업의 의류·운동화·휴대전화도 공동으로 디자인했다.

    그의 독수리 문양은 미국 음악계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심벌이 됐다. 독수리의 강한 눈빛이 미국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인종적으로 비주류인 그가 주목받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치카노(Chicano)'로 불리는 멕시코계 미국인의 높아진 위상 때문이다.

    호랑이 문양이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상징이라면 미국에선 독수리 문양이다. 멕시코계 미국인인 '미스터 카툰'이 그린 이 문양은 스포츠계뿐 아니라 미국 문화 전반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나이키 제공
    이들은 주로 LA텍사스에 모여 살며 가톨릭과 스페인어를 고집한다. 치카노라는 말은 '멕시카노(Mexicano)'를 세게 발음하다 생겼다고 한다.

    치카노는 미국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멕시코계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문화적 힘도 강해지고 있다. LA의 갱들이 주도하는 치카노 문화는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치카노의 패션, 음악, 타투, 자동차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선 치카노 문화를 받아들인 젊은이들이 LA의 멕시코계 갱들처럼 구역까지 정해 서로 다투는 폭력적인 행태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홍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패션에 목말라하는 마니아층 사이에서 치카노 패션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음악과 함께 타투가 퍼지고 있으며 라틴풍의 치카노 힙합도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

    홍대의 타투 아티스트 운킴(본명 김운· 32)씨는 "치카노 혹은 LA 스타일의 문신이란 흑백톤의 연하고 흐린 디자인"이라며 "우리 것만 고집할 필요는 없고 나라와 민족을 떠나 즐길 만하고 자신이 좋아하면 된다"고 말했다.

    치카노풍의 음악을 접목해 활동하는 가수가 있다. 은지원이 부른 '아디오스'라는 곡에 참여한 미스터 타이푼(본명 양태웅·32)이다. 그는 LA 문화와 패션에 관심을 가져오다 치카노 문화에 빠졌다고 한다.

    양태웅은 "일본에선 치카노 문화에 빠진 예술가들이 스페인어까지 쓸 정도지만 한국은 멕시코풍의 미국 문화만 즐기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외국 문화의 수용에 머물지 말고 새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