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한일병합 100년… 日 정부, 한국에 '사과 담화문' 적극 검토

    입력 : 2010.07.16 02:59

    최대한 성의있게… '통절한 반성(무라야마 담화)' 수준 넘을 수도
    주무 오카다 외상 적극적 "한국민들에 대한 사과, 총결산하는 자세로 준비"

    일본의 조선 강제병합 100년(8월 29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이 시기에 맞춰 내각의 승인을 거친 총리 명의의 담화문 발표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1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한국 국민에게 전달할 담화문의 형식 및 내용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최대한의 성의를 담을 것이나 ▲구체적 내용과 형식은 내부 조율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오는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한·일 정부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측의 의사를 타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日외상 등 강제동원 한인 추도…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무상(맨 오른쪽)이 지난 5월 18일 일본 도쿄의 사찰 유텐지에서 열린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희생 한인 유골 219위 봉환 추도식에 참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카다 외무상은 다음 달 29일 일본의 조선 강제병합 100년에 맞춰 발표할 담화문 준비를 주관하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 제공
    이 문제를 주관하는 대신인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도 최근 상당히 적극적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는 한일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해"라면서 "100년 전 일어났던 일에 대해… 나라를 빼앗겨 민족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고 했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이번 담화문에 1995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의 내용을 얼마나 뛰어넘는 내용이 들어갈지에 모아지고 있다.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패전 50주년인 1995년 8월 15일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전후 총결산'이라는 차원에서 발표한 담화다.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가장 적극적 사과의 뜻을 담은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 정부는 무라야마 담화가 침략을 당한 아시아 각국에 대한 사과였다면, 이번 병합 100주년 담화는 한·일관계에 국한되는 것인 만큼 한국민들에 대한 사과를 총결산한다는 자세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징용자에 대한 개인 보상 문제와 관련한 일본측의 미묘한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지난 7일 도쿄 외국인특파원협회((FCCJ) 주최 회견에서 "'법적으로 끝났다'고 했더라도, 관계가 나빠진다면 정치적으로 개선 가능한 방침을 만들어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도 있다"고, 매우 전향적 발언을 했다. 이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미쓰비시중공업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할머니들에게 '보상협상에 응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보내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담화문에까지 담길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최근 일본 정부 내 대한(對韓) 정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최근 일본 정부 내에서 한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등, 한일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담화문의 내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이 7·11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담화문 수위를 낮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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