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 대통령은 쿠데타 군부에 협조한 적 없다"

    입력 : 2010.07.16 03:01

    김준하 당시 청와대 대변인, 20주기 추모식서 증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고 싶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5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윤보선(尹潽善) 전 대통령의 20주기 추모식에서 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준하씨가 '청와대의 5·16 아침'이란 주제로 추모 강연을 했다.

    김씨는 "5·16 군사정변이 일어나던 날 아침에 윤 대통령이 청와대로 몰려온 군인들과 만나기 전에 '올 것이 왔다'고 말씀하신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군사정변을 미리 알았고 그것에 협조했다는 오해가 아직도 남아 있다"며 "그 말씀은 당시 극심했던 정치·사회적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고 결국은 무장 군인들이 청와대까지 들이닥친 데 대한 대통령의 비참한 심경이 담긴 말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면담 자리에서 군인들은 계엄령 선포와 자기들의 '거사'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즉각 거절했다"며 "결코 군부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한국군을 동원해 쿠데타를 진압하자"는 당시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의 제의를 윤 대통령이 거절한 이유도 설명했다. "5월 16일 오전 11시 30분에 청와대를 찾은 매그루더 사령관에게 윤 대통령은 '김일성 대치 상황에서 한국군을 동원해 반란군을 제압하는 것은 위험하니 후방의 미군으로 진압해 달라'고 분명히 요구했습니다. 오히려 매그루더 측이 '미국은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다'고 거절해 대통령이 화를 냈어요."

    김준하 당시 대변인의 강연에 앞서 추모위원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은 1965년 반대했던 한일어업협정이 체결되자,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며 "언제나 언행이 일치한 분이셨다"고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추모사에서 검사 시절 윤 전 대통령을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1970년대 후반에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구속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구명을 요구하며 법무부 장관을 찾아오신 적이 있다"며 "제가 장관을 대신해 나가게 돼서 혼이 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자하신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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