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청소년들 해충 취급하는 모스키토(mosquito·모기·소음기계)"… 유럽 각국 '설치금지法'은 불투명

    입력 : 2010.07.10 03:05 | 수정 : 2010.07.11 10:50

    SUN
    공공장소에서의 청소년 범죄를 막기 위해 고안된 소음기계 '모스키토(Mosquito·사진 오른쪽 위)'가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차원에서 사용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닷컴 6월 20일

    국회의원들이 선거 연령을 13세로 낮춘다. 선거권자 1인당 800원씩 주는 국가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서다. 청소년들이 자기들 목소리를 낸다며 '모스키토당(黨)'을 만들자 상황이 달라진다. 인터넷을 이용한 청소년들의 선거운동과 참신한 공약이 새 바람을 일으켜 다수 의석을 차지할 기세를 보이자 정부와 국회가 담합해 계엄령을 내리는데….

    한국에서도 여러차례 공연된 독일 원작 '모스키토들이 거기 있다'의 내용이다. 연극에선 계엄 선포로 청소년들을 흩어버렸지만 현실에선 소음기계로 비슷한 효과를 보고 있다. 요즘 유럽에서 한창 논란인 '모스키토'라는 장치다.

    '모스키토'는 청소년들만 들을 수 있는 주파수를 쏴 그들을 고통스럽게 해 멀리 달아나게 만드는 기계다. 원리는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퇴화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는 16~2만㎐ 정도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가청(可聽) 주파수 범위는 줄어든다. 30대가 1만6000㎐, 40대가 1만4000㎐, 50대가 1만2000㎐ 이상의 주파수를 잘 듣지 못하는 식이다. 모스키토는 20대 초반까지 들을 수 있는 1만6000~1만8500㎐의 고주파를 쏜다.

    청소년들에겐 고통스럽지만 다른 이들은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피를 빠는 암컷 모기가 여름철 산란기에 수컷 모기를 피한다는 점에 착안, 수컷이 내는 소리와 가까운 3만∼5만㎐의 초음파를 쏘는 '모기 퇴치기'와 비슷하다.

    모스키토를 만든 하워드 스태플턴은 연구원 출신의 영국인이다.

    딸이 또래 불량 청소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 모스키토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 기계로 2006년에 이그노벨(Ig Nobel) 평화상을 탔다.

    이그노벨상은 미국의 유머과학잡지에서 만든 패러디 노벨상이다. 기발한 연구를 한 과학자들에게 부문별로 상을 준다. 모스키토는 '수퍼마켓과 쇼핑몰에서 어슬렁거리는 불량 청소년들을 모기 쫓아내듯 몰아내 평화를 돌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모스키토는 유럽 전역에 5000개가 팔렸는데 그 중 3500개가 영국에 설치됐다. 대당 가격은 100만원 정도다.

    2007년 스위스 제네바시에서 모스키토가 구설에 올랐다.

    시에서 공원에 모스키토를 몰래 설치해 시범 운영하다 들통났다. 제네바시는 "공공건물을 부수는 청소년들을 내쫓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청소년들은 건강과 인권 침해 등을 들며 거세게 반발했다.

    최근에는 유럽평의회가 모스키토 사용금지를 권고하는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보고서는 "청소년들을 해충 취급하고 있어 인권 측면에서도 불법이고 의학적 검증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럽평의회가 모스키토 판매 및 설치를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지만 유럽의 각국이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모스키토를 개발하고 설치에 앞장선 영국이 특히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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