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구름(雲)' 대신 '빛나는 銀'으로?

    입력 : 2010.07.03 03:03

    "金正雲→金正銀 개명은 후계 작업용" 분석 나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시절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상징 조작을 위해 이름을 '김정운(金正雲)'에서 '김정은(金正銀)'으로 바꿨다는 주장이 2일 제기됐다.

    청와대 정보비서관을 지낸 김정봉(53) 한중대 석좌교수는 이달 발행되는 자유민주연구학회 학회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힌 뒤 "개명 시점은 북한이 2009년 1월 8일 김정은 생일을 기점으로 후계자 지명을 당·군 고급 간부들에게 전파하던 무렵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일 요리사로 10여년간 북한에 체류했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 김정은을 '정운 왕자'로 불렀던 점, 정부가 '북한 후계자 이름도 파악하지 못했느냐'는 비판에 대응하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김정일 건강이 악화하기 전까지 김정운이었던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정보관리실장, 국가정보원 제1정책판단관 등을 지냈다.

    김 교수는 개명 이유에 대해 "김정일 업적을 어둡게 할 구름 운(雲)자보다는 '은을 낼'(빛을 내다는 북한식 표현) 은(銀)자가 3대 세습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2004년 사망)는 생전에 사주팔자와 동양철학 등에 심취해 로열패밀리 주변에 이른바 '초능력자'들을 다수 배치해 뒀다고 한다. "초능력자들의 조언에 따라 김정운보다 김정은이 성명학(姓名學)적으로 북한 지도자가 되기에 유리하다는 조언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김일성과 김정일도 집권 과정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이름을 바꿨다. 김일성의 본명은 김성주였지만 1930년대 항일 투사로 존경받다가 전사한 김일성이란 이름을 가로챘다. 이후 김일성은 한자 이름을 金一星에서 金日成으로 바꿨다.

    소련에서 태어난 김정일의 어릴 때 이름은 '유라'였다. 해방 뒤 북한으로 돌아와선 '金正一'이란 한자 이름을 썼다. 동생 김평일(金平一), 김영일(金英一)처럼 한 일(一)자 돌림이었다. 그러나 1980년 10월 6차 당 대회에서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김일성의 날 일(日)자를 따와 金正日이란 한자 이름을 쓰면서 '김일성 후계자'라는 상징성을 가지려 했다.

    김정일은 나이까지 조작했다. 1980년 이전까지 모든 문서에 1941년생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북한은 후계자 공식화 이후 김정일 출생연도를 1942년으로 바꾼다. "김일성(1912년생)과의 나이 차를 30년으로 맞춰 '차세대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정은도 나이를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고영희의 자녀 3명 중 김정철은 1980년 9월 24일생, 김정은은 1984년 1월 8일생, 여동생 김여정은 1987년 9월 26일생이다. 그는 "북한이 2012년 김일성 출생 100주년, 김정일 70세, 김정은 30세를 맞추기 위해 김정은의 출생연도를 1984년에서 1982년으로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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