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뉴욕 '쥐와의 대전쟁'… 남의 나라 일 아니다

    입력 : 2010.06.26 02:55 | 수정 : 2010.06.27 01:41

    뉴트리아
    미국 뉴욕시 당국이 전문가들을 동원해 뉴욕 지하철 승객들을 괴롭혀 왔던 쥐잡기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6월 16일

    1970년대까지는 우리도 범국민적인 '쥐꼬리 수집 운동'을 했었다. 그런데 '세계 일등 국가'인 미국이?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쥐들에게 뉴욕 지하철은 '식당' 수준의 안락한 서식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 관광객들에게 지하철역 안의 초대형 쥐들은 경악의 대상이다. 고양이인지 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거대한 쥐들이 느릿느릿 기어다니는 장면에 비명을 지르는 관광객들도 많다.

    1994년 검사 출신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범죄와의 대전쟁'을 선언한 이후 뉴욕은 신 시티(Sin City·범죄 도시)라는 오명은 벗었지만, 쥐 문제는 여전히 미결상태였다.

    이번에 '쥐와의 대전쟁'을 선포하면서 뉴욕시는 "생각했던 만큼 쥐가 많은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면서도 "지하철에 감시요원을 투입하고 곳곳에 쥐약을 살포해 뿌리를 뽑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쥐와 투쟁을 벌인 것은 처음은 아니다. 1990년대 이후 루이지애나주는 쥐와 함께 설치목에 속하는 대형 쥐 '뉴트리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뉴트리아는 모피 생산을 위해 1930년대 남미에서 수입한 쥐다.

    그런데 1970년대 모피산업이 붕괴되자 사육하던 뉴트리아가 숲으로 방목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꼬리까지 합치면 1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쥐는 한 번에 최고 10마리까지 새끼를 낳는다.

    천적이 없는 루이지애나 늪지대에서 뉴트리아는 천국을 만났다. 수생식물과 작은 벌레 등 보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결국 루이지애나주는 뉴트리아 천국으로 변했고, 수중 생태계는 심각한 수준으로 파괴됐다.

    뉴트리아는 오리건·메릴랜드주까지 퍼져나갔다. 1990년대, 주 당국은 마침내 뉴트리아 꼬리 하나당 5달러씩 현상금을 걸었지만 뉴트리아는 박멸되지 않았다.

    암컷 한 마리가 6개월에 20마리씩 새끼를 낳는 다산 동물에게 5달러짜리 쥐잡기 운동은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1997년 엽기적인 정책이 탄생했다.

    '뉴트리아를 소비하자(Nutria for human consumption)'. '소비'라는 단어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뉴트리아를 잡아먹자', 즉 쥐를 식용으로 쓰자였다. 뉴트리아 소시지와 버거를 내놨고 뉴트리아 요리대회를 개최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결국 주정부는 2002년 쥐 먹기 운동을 포기하고 전쟁을 재개했다.

    지난해까지 쥐꼬리 30만8000개가 수집됐고 150만달러가 현상금으로 지급됐다. 스털링 프리요라는 쥐잡이는 "돈은 벌고 있지만 절대로 저놈들을 박멸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 지하철에 출몰하는 쥐 또한 박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전직 공무원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60㎝를 뛰어오르고 12m 위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 쥐들을 인간이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도 똑같다. 환경론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모피용으로 수입된 뉴트리아는 낙동강변에 풀려났다가 토착화돼 생태계를 착실하게 파괴 중이다. 식용으로 쓰자는 말도 똑같이 돌고 있다. 사람들이 먹지 않는 것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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