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속으로] 녹슨 열차·황금보·월정리역터… DMZ는 천연의 역사 박물관

  • DMZ 특별취재팀

    입력 : 2010.06.22 02:59 | 수정 : 2010.06.22 08:58

    천년 전 궁예가 세운 도성의 흔적을 비롯해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곳곳에는 역사와 문화, 전쟁의 유산들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철원 지역은 '노천(露天) 역사·전쟁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한반도 심장부에 위치한 데다 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어 일찍부터 정치·군사·문화·교통의 중심지였기 때문이고, 그래서 6·25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가 됐다.

    DMZ 내에 있는 녹슨 철마. 경원선의 간이역인 월정리역의 본래 위치에 뼈대만 남아있다. /DMZ 특별취재팀
    철원군 월정리 남방한계선의 통문을 열고 들어간 DMZ 안에는 붉게 녹슨 거대한 열차 잔해가 종잇장처럼 구겨진 채 갈대숲 사이에 덩그러니 서 있다. 총탄 자국이 셀 수 없이 많이 뚫려 있고 못이 툭툭 튀어나와 공룡의 등뼈처럼 앙상한 외양이다. 서울~원산을 잇는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리역의 원래 위치는 이곳 DMZ 안이었다. 현재 DMZ 바깥에 놓인 월정리역사(驛舍)와 전쟁 중 폭격당한 객차 잔해 일부는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옮겨진 것이다.

    궁예도성이 자리잡은 풍천원 벌판에는 '황금보'라 불리는 저수지가 있다. 북한 평강고원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DMZ 안에 있는 이 저수지를 거쳐 중부지역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평야로 흘러든다. 부족한 농업용수를 한 방울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일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이 직접 DMZ로 들어가 물이 황금보에 잘 유입되도록 수로의 이물질들을 제거하고 물줄기를 돌리는 작업을 한다. DMZ 수색대원들은 이 둑 위를 걸어다니며 수색작전을 벌인다.

    탄흔이 선명한 옛 금화군 지명의 도로원표.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암정교 옆에 서있다. /DMZ 특별취재팀
    궁예도성의 서쪽, 백마고지 인근엔 군인들이 '대마교'라 부르는 다리가 있다. DMZ를 관통해 흐르는 역곡천을 건너는 다리로, 마을 이름 대마리에서 명칭을 따왔다. 다리 절반은 전쟁 이전에 돌과 시멘트로 세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무너져 내려 군에서 철근을 여러 겹으로 덧대어 놓았다. 오래된 다리라 여러 명이 건너기엔 위태로워 보이지만, DMZ 수색대원들은 여전히 수색로로 이용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이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인터넷(dmz.chosun.com)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 ‘아! 6·25’,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Inside the DMZ 사진영상전’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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