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이냐 '한국전쟁'이냐

    입력 : 2010.06.21 03:02 | 수정 : 2010.06.23 18:01

    "6·25전쟁, 北책임 강조… 냉전적 시각 담긴 표현"
    "한국전쟁은 미국식 용어… 6·25전쟁이 가치중립적"

    '6·25전쟁'인가, '한국전쟁'인가. 6·25 발발 6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6·25의 명칭은 통일되지 못하고 있다. 6·25는 당초 사변(事變)이나 동란(動亂)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6·25전쟁'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서양에서 수입된 '한국전쟁'이라는 용어가 학계와 출판계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6·25전쟁'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전쟁(Korean War)'이라는 명칭은 주로 서구 학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서구에 유학한 정치학자들과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선호한다. '6·25전쟁'이 '6·25사변' '6·25동란'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전쟁 책임을 강조하는 '냉전적 용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박태균 서울대 교수는 저서 '한국전쟁'에서 "한국전쟁이라는 무가치한 이름이야말로 이 전쟁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썼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도 '6·25'라는 남한의 전쟁 인식은 전쟁 발발을 지적하는 것으로 전쟁을 개시한 쪽에 대한 증오감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전쟁'이란 명칭은 전쟁의 시기나 주체를 모호하게 하기 때문에 '6·25전쟁'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현대한국연구소가 25일 개최하는 6·25 60돌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6·25전쟁의 명칭과 복합전적 인식'을 발표하는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전쟁은 미국식 용어로 어느 나라도 자기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을 이렇게 부르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전쟁 발발 시점을 가리키는 객관적 명칭인 6·25전쟁이 오히려 가치 중립적"이라면서 "국제학계에서는 한국전쟁을 선호하지만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는 6·25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김명섭 연세대 교수는 '한국전쟁'이라는 명칭이 '한국이 일으킨 전쟁'과 같이 전쟁 책임이 뒤바뀌어 이해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09년 발표한 논문 〈전쟁 명명(命名)의 정치학: '아시아·태평양전쟁'과 '6·25전쟁'〉에서 김 교수는 전쟁 발발 시점에서 따온 '6·25전쟁'이라는 명칭은 1939년 소련과 핀란드 간 '겨울전쟁'처럼 전쟁을 겪은 민중의 경험이 온축되어 있어 가장 객관적인 명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 정부의 6·25에 대한 명칭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은 '6·25사변'으로, 국사 교과서는 '6·25전쟁'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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