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천안함 내부폭발' 결론냈다고?

    입력 : 2010.06.19 03:11

    격앙된 러시아 대사관 "뻔뻔한 거짓말… 격분"
    러 "사실과 달라… 사과하라"
    최문순 "일부 과장보도 탓"

    (왼쪽부터)브누코프 러 대사, 최문순 의원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17일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와 면담을 했는데, 대사가 '천안함 침몰은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과 똑같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호는 2000년 8월 노르웨이 북부 바렌츠해에서 침몰해 승조원 118명이 사망했던 러시아의 핵 잠수함으로, 침몰 초기에는 충돌설이 제기됐지만 러시아 정부는 2002년 7월 잠수함 내부의 어뢰에서 연료가 유출돼 폭발이 일어났다는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었다. 최 의원은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은 외부 공격이라고 했다가 결국 내부사고로 밝혀졌던 사건이다. 대사가 그것을 얘기하려고 이 사례를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일부 인터넷 언론도 이날 최 의원의 말을 전하는 형태로 브누코프 대사가 "러시아는 별도 조사 결과 천안함 사고 원인을 내부 폭발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천안함 사건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에서, 주한 러시아 대사가 '내부폭발설'을 주장했다면 엄청난 외교적 파장이 생길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외교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뻔뻔한 거짓말" "격분한다"는 표현을 써가며 최 의원과 일부 보도를 반박했다.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 의원과 브누코프 대사가 나눈 담화를 인용해 대사의 말을 엄중하게 왜곡하는 기사가 나왔다"면서, "러시아대사관은 이 사실에 격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대사관은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에 대해 러시아 대사에 귀착시키는 발언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며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최 의원은 즉시 이런 허위적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러시아 대사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러시아 대사관은 또 이날 외교통상부에 "대사는 천안함 사건과 쿠르스크호 사건이 똑같다는 말은 한 적도 없고, 러시아가 천안함 사고원인을 내부폭발로 결론 내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혀왔다.

    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브누코프 대사가 '쿠르스크호 사건과 같다'는 말을 한 것은 맞지만, 천안함 사고 원인을 내부 폭발로 규정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일부 언론이 쿠르스크호 사건과 내부폭발을 과장되게 해석을 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러시아가 천안함 사건을 내부 폭발로 결론 내렸다'는 기사가 인터넷에 게재된 이후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다가 러시아대사관이 강하게 항의하자 이날 저녁에야 해명자료를 냈다.

    최 의원은 해명 자료에서 "쿠르스크호와 같다는 말은 한국에 파견된 러시아 조사단이 전문적이고, 러시아도 한국처럼 잠수함 침몰경험이 있다는 의미"라며 "러시아 대사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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