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스러운' 토론회

    입력 : 2010.06.10 03:00

    남 탓하고, 왜 남 탓하냐 싸우고…

    9일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토론회를 지켜보며 한 당직자는 "역시 한나라당스럽다"고 했다.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죽을 각오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며 50여명의 의원이 모인 토론회에서 '공개·비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10분 가까이 고성이 오가자 던진 말이었다. 의원들은 "공개를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바닥까지 다 보여주자" "뭘 잘한 게 있다고 공개하느냐. 심도 있는 토론을 위해서는 비공개가 맞다"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사회를 본 구상찬 의원이 "공개 발표를 원하는 의원만 공개하고 그다음부터는 비공개로 전환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표결하자"고 계속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스스로에 대한 반성보다는 청와대나 내각에 책임을 돌린 행동에 대한 비판이 강도 높게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 쇄신하라고 하는데, 그럼 한나라당은 청와대만 바라보고 지방선거 치렀다는 이야기인가. 당에도 정부와 정책 조율한 정조위원이 있고, 당·청 사이에서 일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진성호)는 취지였다. 정옥임 의원은 "기초단체장 선거는 각 지역 국회의원이 깊이 관여했다. 이 패배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의원직이라도 내놓을 건가"라고 주장했고, 손숙미 의원도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하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남의 뼈를 깎는 아픔이었더라"고 지적했다.

    반면 쇄신론을 주도적으로 제기했던 의원들은 "가급적 싸가지 있게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게 초선이 할 일이다. 중진이 삿대질하면서 청와대에 문제제기할 수는 없지 않나"(정태근) "청와대 참모진 조기 개편하라고 했는데 이게 왜 남탓이냐. 대통령과 당은 분리돼 자유롭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듣고 재선 삼선에게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옳은 소리를 해야 한다"(권영진)고 반박했다.

    지난 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종구 의원이 한 등산객의 말이라고 소개하며 '이명박 ○○○' 등의 욕설을 한 것과 관련해 "여당 국회의원이 대통령에 대해 아주 저속한 육두문자를 한두번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또 여성 공천에 대해서도 주접을 떨었다며 여성 비하적으로 발언했는데, 쇄신도 좋지만 이런 일상적인 언어 관리부터 잘해야 한다"(김영우 의원)는 비판도 나왔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