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 산업' 절망과 희망] [3] 새 돌파구 종합편성 채널에 거는 기대

    입력 : 2010.06.09 03:03 | 수정 : 2010.06.09 09:33

    군림하는 방송 대신 제작사와 '윈윈'하는 동반자적 관계로
    다양한 실험, 콘텐츠 다양화…
    지상파는 시도하지 못했던 영상·사업적 실험 감행… 해외시장 공략, 한류 재점화
    종편, 지상파 같은 영향력을…
    전국 똑같은 번호 송출 필요, 여러 채널이 난립하면 오히려 영상산업 발전 저해

    "종합편성(종편) 채널이 출범하면 왜곡된 우리 영상 산업 시장이 비로소 제자리를 잡게 될 겁니다." "제작사 위에 군림하려고만 했던 지상파 방송사와는 다른 동반자적 관계로 신 한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여년간 지상파 방송사가 독과점해왔던 방송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힘겨워하던 독립 제작사들은 요즘 새로운 매체의 출현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공표한 대로 연말 종편 채널 사업자가 선정되면 콘텐츠 배급 시장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방송사·제작사 간 우호적 관계 속에 다양한 영상 및 사업적 실험을 진행해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전망하기 때문. 왜곡된 구조 속에 일방적으로 손해를 입던 독립제작사들에 종편 채널은 희망의 빛이다. 종편 채널의 순항을 꿈꾸는 이들이 소망하는 바는 무엇일까?

    지난 2009년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9회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 몰려든 해외 프로그램 바이어들. 아시아 전역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우리나라 독립 제작사들의 영상 콘텐츠는 이미 세계적인 관심 대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동반자적 '윈윈 관계'를 형성해야

    각종 장르의 영상 콘텐츠 제작사 대표·간부들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동반자적 '윈윈(Win―Win) 관계'에 대한 갈망이 컸다. 팬 엔터테인먼트 김종식 사장은 "기존 지상파 방송사와 제작사는 갑과 을의 관계였기 때문에 종속적 위치의 제작사가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종편 채널이 등장하면 좀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존 지상파들처럼 저작권을 방송사가 독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종편 채널과 제작사가 순조롭게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학 프로덕션 박창식 대표는 "종편이 나오면 영상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날 것"이라며 "저작권과 판권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인식을 갖고 서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희 프로덕션 이관희 대표는 "드라마 저작권을 보유한 제작사가 해외 수출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는 선순환 구조가 종편 채널의 등장과 함께 확립됐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영상 산업이 발전하면서 종편 채널에도 더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앤미디어 강동길 대표는 "저작권을 공유한 상태에서 함께 프로그램 포맷을 개발하면 종편 채널과 제작사가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영상, 한류 재점화에 대한 기대

    종편 채널을 통해 기존 지상파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영상 실험을 감행해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코앤미디어 안인배 이사는 "종편 채널은 지상파와 차원이 다른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훨씬 열린 자세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도 함께 진행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면서 한류도 더욱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S픽처스 이진석 대표는 "종편 채널이 나오면 숨어 있던 배우, 작가, 연출자들의 발굴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그들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영상물이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사의 기존 콘텐츠가 종편 채널의 프로그램 제작에 씨앗이 될 거라는 관측도 있었다. 한 교양 제작사 대표는 "'천국의 국경을 넘다' 같은 다큐멘터리는 영상 콘텐츠에도 신문사의 선구자적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이런 시도가 종편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송종길 교수는 "종편 채널을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 실험이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해외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도 종편 채널은 해외 시장의 공략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동일번호는 필수조건

    종편 채널이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확보해 우리 영상 콘텐츠 시장의 발전을 일궈내기 위해서는 전국에 같은 번호로 송출돼야 한다는 주장도 절대적이었다. 드라마제작사협회 김승수 사무총장은 "새로운 채널이 시청자들을 상대로 힘을 갖기 위해서는 전국 어디에서나 같은 번호를 통해 방송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다면 제작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매체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에이트 배종병 기획팀장은 "채널이 전국에 같은 번호, 게다가 한 자리 숫자 번호로 송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상파와 비슷한 힘을 갖는 채널이 되기 위해서 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종편 채널은 위험

    정치적 고려 때문에 종편 사업자가 지나치게 많이 선정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김 프로덕션 조윤정 대표는 "솔직히 말하면 종편 채널은 1개만 허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여러 채널이 난립하면 결국 어떤 곳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작사 대표는 "여러 개 종편 채널이 한꺼번에 나오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광고 시장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제작사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종편 채널이 탄생하려면 너무 많은 사업자가 선정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성동규 교수는 "지나치게 많은 종편 채널이 한꺼번에 등장하면 과다한 경쟁 속에 오히려 영상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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