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제대한 군인, 제2의 인생 살기 어려워

    입력 : 2010.06.04 14:08

    경기도, 제대군인 위한 '힘내라 김상사' 프로젝트 계획

    10년간 군 장기복무를 마치고 용인 경전철역에서 근무하는 구제일(33)씨의 모습.

    두 동강 난 천안함과 희생된 46명의 장병으로 인해 대한민국 안보의 소중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로마의 속담처럼 동서고금의 역사는 군이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와 존중을 받을 때 나라의 부국강병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군생활에 평생을 바친 중ㆍ장기복무 직업군인 중 매년 5~6000명의 제대군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결코 따뜻하지 않다.

    차량정비로 10년간 군생활을 하며 행보관까지 맡은 구제일(33·남)씨는 지난 2월 전역후 취업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좀처럼 오라는 곳이 없었다.

    그는 "중사에서 상사진급까지 보장되었지만 제 2의 삶을 살고 싶어" 전역했고 열심히 준비하면 잘되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취업하려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9 보훈가족ㆍ제대군인 취업박람회'의 모습.

    그는 한 달 이상 취업이 안 되자 불안했다. 결국 장인과 장모까지 눈치를 챘다. 장인은 "안정적인 군생활을 접고 나오더니 재취업도 못해 아직까지 쉬고 있냐"며 구씨를 직접적으로 나무랬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구씨는 어찌할지 몰랐다.

    주변친구가 회사에서 해고된 뒤 "일자리가 없어 어렵다"고 연락이 왔다. 친구 얘기를 들으니 더욱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함을 느꼈다"고 그는 말했다. "장기복무로 서른이 넘었는데 다시 말단부터 시작하기도 힘들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도 못해 날이 갈수록 고민만 커졌다"며 구직시절의 답답한 심정을 얘기했다.

    지난 4월 그는 제대군인센터를 통해 일자리센터를 알게 됐고 구직을 신청했다. 다음날 전문상담사와 상담을 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용인 경전철 운영업체에서 채용의뢰가 있다"고 연락을 받았다.

    구씨는 "난감하기만 했던 상황에서 나침반처럼 가야할 길이 보였다"며 "취직도 좋지만 제가 원했던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ㆍ장기 복무 제대군인의 평균 취업률은 보면 2006년 53.4%부터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에는 43.1%로 급락했으며, 전역 당해연도 취업률은 2007년 26.5%에서 2008년 15.9%에 그쳤다. (2009년 9월 30일 기준)

    용인일자리센터 이귀열 상담사는 "대부분의 직업군인이 전역하고 바로 취업하지 못해 실업자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군인을 필요로 하는 구인처가 적기 때문"이라며 "전역하는 장교와 부사관들은 대부분 물류·영업관리, 보안·경비 직종밖에 알선할 수밖에 없어 어려운 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12년말까지 전역 예정 장병 전원이 1개 이상의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 아래 연도별 자격취득 계획을 설정해 이를 실행할 예정이지만 민간 부문에서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성과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9월 '2009 보훈가족ㆍ제대군인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모습.

    이에 경기도는 올해 전국 최초 '힘내라! 김상사' 프로젝트를 준비해 군 전역간부(장교·부사관) 인재뱅크를 설립하고, 경기일자리센터내 '김 상사 취업지원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김상사 취업지원팀'은 1:1 맞춤형 취업상담 및 교육, 해외 및 국내 현장연수, 도내 유망 중소기업 취업알선 등을 통해 취업을 지원한다.

    경기일자리센터 강승도 센터장는 "현재 국가보훈처 산하에 취업지원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군인의 취업이 어려운 것은 군복무 동안 한 가지 주특기 분야만 종사를 하기 때문"이라며 "'힘내라! 김상사' 프로젝트의 훈련과 기능을 통해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제대군인이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일자리센터 전문상담사가 민원임과 함께 상담하고 있는 모습.

    지난 2월 1일 개소한 경기일자리센터는 취업뿐만 아니라 취업 알선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정 위기까지 해결하는 토털 케어(Total Care) 시스템으로 전국 최초 모델이다.

    출범 5개월 만에 상용직과 민간 일용직을 포함해 총 1만3869개의 일자리를 발굴했고, 이 가운데 1만 151건을 실제 취업으로 연결했다. 지난 4월만 3천547명이 취업해 센터가 개소하기 전 지난해 같은 기간(2천162명)보다 164%가 증가했다.

    지난해 1월 28일 개소해 15개월만에 1만번째 취업자를 탄생시킨 서울일자리플러스가 현재까지 취업성공률 40%를 약간 웃도는 반면, 경기일자리센터는 48%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센터가 짧은 기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도 일자리센터를 허브센터로 하고, 31개 시·군에 서브센터를 뒀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부와 도내 220개 기관·단체·대학의 다양한 정보망과 연결돼 다른 시·도의 일자리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중소기업센터에서 열린 시군 일자리센터 수석상담사 간담회의 모습.

    경기일자리센터는 그동안 여러 기관들에 분산돼 개별적으로 시행되던 일자리 알선 사업의 창구를 단일화해 ‘원스톱’ 서비스로 전국의 일자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합시스템인 셈이다.

    또한 경기도는 일자리 창출 성과가 뛰어난 시ㆍ군 센터에는 시책추진금을 더 많이 지원해 시ㆍ군 센터 간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일자리를 만들어낸 우수 기업에 신규 고용 한 명당 1억원을 추가 융자하고 이자 2.2%가 인하된 4.38%에 경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강 센터장은 "앞으로 도민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가 도민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겠다"며 "가정의 행복, 사회의 안정, 국가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경기일자리센터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경기일자리센터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경기인재포털 인투인(www.intoin.or.kr)이나 전화(1577-0019)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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