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 民主 장악 道의회… '한강 살리기' 등 정책충돌 불보듯

    입력 : 2010.06.04 03:02

    여소야대 경기도… 지역구 112석 중 민주 71석, 한나라당은 36석 확보
    진보성향 교육감 재선… 기초단체장도 민주 휩쓸어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현재 심정을 한 줄 시 구절에 빗댄다면 정지용의 '고향'이 어울릴 것이다. 역대 민선 경기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지만, 한나라당 일색이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은 야당 색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도 정책을 견제하는 도의회가 야당에 넘어감에 따라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힐 개연성이 높아졌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경기도의회 지역구 112석 중 71석을 획득했다. 국민참여당·진보신당·민주노동당도 각 1석을, 무소속은 2석을 차지했다. 한나라당은 3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 12석 가운데 5석도 민주당 몫이다. 한나라당은 6석을, 국민참여당이 1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경기도의회 구성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다. 당시 경기도의회 지역구 108석은 전부 한나라당 차지였다.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비례대표 11석 중 2석만 건졌다. 민주당·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각 1석씩을 제외하면, 나머지 비례대표 7석도 모두 한나라당이었다. 이후 보궐선거를 거치며 한나라당 의석 수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100석을 넘겼다. 도의회가 견제 기능을 상실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 4년간 한나라당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도의회에 기대 비교적 편안하게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유한 새 도의회에선 상당한 불협화음이 나올 전망이다.

    김 지사가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당장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경기도는 작년 말부터 '한강 살리기'란 이름을 내걸고 4대 강 가운데 한강 구간에 대한 정비사업을 의욕적으로 해왔다. 이제 당론으로 4대 강 사업을 반대하는 민주당이 도의회를 장악했으니, 어떤 형태로든 제동을 걸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지사가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추진도 도의회가 반대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 및 도의회 의원들로 둘러싸이게 된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 /뉴시스
    경기도교육감에 진보 성향 김상곤 현 교육감이 재선된 점도 김 지사를 한층 외롭게 만들었다. 김 지사와 김 교육감은 작년 내내 각종 현안을 놓고 충돌했다. 지사가 경기도에 '교육국'을 설치하자, 교육감은 교육 자치 침해라고 심하게 반발했다. 교육감이 '전면 무상급식'을 제시하자, 지사는 이미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했다. '학교용지부담금', 즉 학교 지을 땅을 사고 대금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를 두고도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사이에 한바탕 설전이 오갔다.

    지금까지는 김 교육감이 여론을 잘 조성해 놓고도 실제 정책 추진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한나라당이 차지한 도의회가 김 지사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이 추진한 전면 무상급식 예산은 도의회에서 세 차례나 삭감됐다. 그러나 도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김 교육감 정책은 줄줄이 의결될 확률이 높아졌다.

    김 지사를 더욱 외롭게 만드는 것은 수원·성남·용인·부천·안양·고양시 같은 경기도 주요 지역 기초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란 점이다. 벌써부터 경기도 간부들은 "도의회나 시·군을 설득하는 데 진땀 쏟게 생겼다"며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3일 경기도청에 출근해 업무에 복귀한 김 지사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번 선거에서 야당 소속 도의원과 시장·군수가 많아진 만큼 '대화와 타협'을 강화해야 한다"며 "더 겸손한 자세로 도민을 섬기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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