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 초접전 지역 관전 포인트

    입력 : 2010.06.01 03:00

    경남, 지지율 조사때마다 1~2%P차로 1·2위 뒤집혀

    ■인천―野 피말리는 추격전… 與 수도권 싹쓸이냐 野 교두보 확보냐

    6·2 지방선거의 수도권 승부에서 인천은 결과를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지역이다.

    앞서가는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추격하는 2강(强) 구도가 일찌감치 형성됐으며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그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라는 데 양당(兩黨) 모두 공감하고 있다. 여당 후보가 강세인 서울·경기와 비교할 때 야당 후보가 가장 선전을 펼치는 곳이기도 하다. 본지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그동안 15.1%(4월 24일)→10.2%(5월 15일)→8.5%(5월 24~25일)포인트 차이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여론조사 공표 시한 이후에는 그 격차가 더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적인 선거에서 인천은 서울·경기에 비해 대표성이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데다 결과도 비슷하게 따라가는 양상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천의 흐름이 서울·경기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선거 막바지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서울·경기에서 우세를 점했다고 보는 한나라당은 인천에서도 승세를 유지해 경우에 따라 '수도권 싹쓸이'도 달성하겠다는 분위기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민주당은 인천만큼은 무조건 건져놓고 봐야 한다는 각오가 읽힌다.

    그래서 두 후보의 막판 선거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31일 구도심인 동·중·남구의 골목을 누비며 "인천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놀랄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서·남구의 상가와 시장 등을 돌면서 "안 후보가 재임한 이래 인천시민은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봤다. 이제 인천에는 미래의 젊은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전문가들은 통상 투표일 2~3일 전쯤이면 돌발변수가 없는 한 유권자의 표심은 이미 결정된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사건의 발생 지역이 인천인 만큼 보수적인 중·장년층이 안 후보를 중심으로 이미 결집했고 이것이 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현직 프리미엄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은 구도심 개발, 인천시 부채 개선 같은 정책 이슈와 인물론으로 '천안함 바람'을 상쇄시켰으며 20~30대가 투표장에 나오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남―與 텃밭에서 가슴앓이… 前·現정권 행자부장관 출신간 맞대결

    '39.6% 대 37.7%'(24일 중앙일보), '42% 대 41.5%'(25일 조선일보), '34% 대 38.9%'(26일 방송 3사).

    경남에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와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 시한 막판까지 오차범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일찍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2달여간 선거 레이스를 벌이고 있지만 균형의 추가 아직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채 팽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의 변수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은 단순한 '지방선거 1석'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견고한 지역구도 속에서 여당이 '텃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승패를 떠나 그 자체로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고, 김 후보가 선거에 세 번씩이나 도전해 동정심도 유발된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고, 한나라당이 텃밭이라는 데 안주해 지역 민심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한 데 대한 '반란표' 성격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경남도민들에게 '여당을 혼내는 것은 좋지만 기절할 정도까지 혼내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는 점을 집중적으로 호소했고, 이에 대한 공감대가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표에 한나라당 성향이 많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 중앙당 인력을 경남에 긴급 투입하는 등 '막판 읍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김 후보는 "도민의 손을 잡아보면 변화를 선택했다는 민심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며 "한나라당이 그동안 제대로 못 해 도민들이 이번에는 경남의 자존심을 세우는 선거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각각 이명박·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안전부(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MB맨'(이달곤)과 '리틀 노무현'(김두관)의 맞대결이라는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 한나라당에서는 "민주당이 조종하는 '짝퉁 무소속'에 현혹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고, 김 후보는 "당선돼도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는다. 도지사가 무소속이고, 지방의회 다수당이 한나라당이면 오히려 견제와 감시를 통해 건전한 도정을 이룰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충남―야당끼리 嫡子 경쟁… "세종시 원안 사수" 민주·선진 1·2위 다툼

    충남지사 선거의 판세는 막판까지 좀처럼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다. 충청도는 유권자들의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속성' 때문에 여론조사기관들이 선거 예측에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지역인데, 이번에도 충남은 세종시와 더불어 천안함 등 이념 이슈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부동층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각 언론이 여론조사 공표시한(5월 26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접전 양상이었고,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가 이들을 추격하는 구도였다. 갤럽 등 여론조사기관들은 "민주당 안 후보가 선진당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4~5%포인트가량 앞섰다. 그러나 과거 충청권 선거에서는 여론조사에 숨어 있던 지역정서가 실제 투표에서 나타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분석했었다. 최근에도 각 정당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2강 1중' 구도가 이어지면서 '세종시 원안 사수'를 내세운 두 야당 후보의 선두 경쟁이 치열하고, '세종시 수정 추진'을 주장한 여당 후보가 뒤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원안의 저작권을 가진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과 '충남을 대표하는 적자(嫡子) 정당'을 강조하는 선진당 사이에서 유권자들이 누가 세종시 영토를 확실하게 지켜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위기란 것이다. 양 당의 공세도 거칠어지고 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5월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한 선진당은 세종시 수정을 막을 수는 없다"고 했고, 선진당 박 후보는 "세종시 원안을 관철해야 하는데, 삶의 궤적이 불투명한 좌파성향의 민주당 후보에게 충남도정을 맡길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최근엔 한나라당과 선진당 사이에도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보수표를 서로 나눠 가지면서 민주당 쪽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다. 선진당 박 후보는 지난 29일 유세를 통해 "한나라당 박 후보를 찍는 것은 민주당 안 후보를 밀어주는 것과 같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 후보 측은 "선진당이 이성과 체면마저 잊은 채 '표 구걸' 선동에 나섰다"고 반격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 3명 중 1명에 달하는 부동층의 마지막 선택에 결국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부동층이 줄어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충남에선 오히려 약간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결국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무소속 대 무소속… '공천 취소' 아픔겪은 거물들 선두 경쟁

    제주특별자치도에선 현명관·우근민 두 무소속 후보끼리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본지-갤럽 여론조사에서 현 후보는 5월 8일 28.7%와 27.0%로 앞서다 25일 27.5% 대 35.4%로 처지면서 우 후보가 승세를 굳히는가 싶더니 26일 한겨레신문 조사에선 다시 39.4% 대 34.6%로 역전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무소속 열풍'의 이유로 우선 제주도가 다른 지역보다 중앙정치 이슈나 주요 정당의 브랜드에 덜 민감하다는 점이 꼽힌다. 2006년에도 현 김태환 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또 두 후보 모두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인지도가 높다. 현 후보는 삼성물산 회장 출신으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해 1.6%포인트 차로 패했고, 우 후보는 총무처 차관 출신으로 제주도지사를 관선·민선 합쳐 4차례나 지냈다. 이러다 보니 양쪽 다 이번에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여야 중앙당에서 공천을 박탈당했는데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 후보는 친동생과 측근이 돈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되자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을 취소당했고, 우 후보도 민주당 공천이 내정돼 있었으나 9년 전 성희롱 사건이 불거져 공천이 취소됐다. 이들 모두 당선되더라도 무소속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정당 공천을 받아 나온 민주당의 고희범 후보는 민노당·국민참여당과 단일화를 이뤘지만 무소속 후보들 틈에서 고전하며 "도덕적 흠결이 없는 나를 선택해달라"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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