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조치' 이후 한반도] 우군없는 北… '천안함 외교전' 완패

    입력 : 2010.05.31 03:04 | 수정 : 2010.05.31 03:45

    국력·과학적 증거 차이… 北해명 들은 일부 국가들, 우리쪽에 내용 귀띔까지

    지난 20일 합동조사단의 조사 발표 이후 시작된 한국과 북한의 '천안함 외교전'에서 북한이 크게 밀리고 있다.

    합조단 발표 직후에 미국·일본·캐나다·호주는 물론 남북(南北) 동시 수교를 맺은 일부 유럽 국가와 비동맹국의 맹주 인도·아프리카·동남아 일부 국가 등 20여개국이 대북 규탄 성명을 냈다. 고립 위기에 몰린 북한은 외교관을 파견한 국가를 중심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해당 국가들로부터 "너희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대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30일 전했다. 게다가 북한의 해명을 접한 일부 국가들은 우리 정부에 "북한이 이런 식으로 해명하고 있으니 알고 있으라"며 귀띔까지 해주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외교적 교섭 내용을 제3국에 알려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 외교관은 "외교전에선 국력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교전에서 밀리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조사 결과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합동조사단에 미국·영국·호주와 함께 중립국 스웨덴까지 참여시켜 조사의 신뢰도를 높여놨고,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판단이 선 이후에는 사전에 주요 국가들에 조사 내용을 미리 알려주고 지지를 확보해놨다. 조사 발표 직후 각국의 규탄 성명이 나온 것도 이런 사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북한은 조사단의 발표 이후 허겁지겁 해명에 나서는 등 준비와 전략에서 우리 정부에 밀렸다. 북한 국방위가 최초의 외신 기자회견까지 하며 반박을 했지만, 합동조사단이 제시했던 증거와 시뮬레이션 결과, 자료에 비하면 과학적 근거도 크게 부족했다.

    북한은 천안함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면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외교전을 펴야 하지만, 중국을 제외하곤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중국도 한국의 외교적 설득으로 안보리 논의 때 기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2차례 핵실험으로 외교적 불신을 자초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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