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이른바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의 이념 갈등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때로는 상대를 '좌빨' '꼴통'이라고 비난하면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나아간다. 서울대 국제지역원 교수를 지낸 저자는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는 서로를 부정하는 진영이 아니라 서로 견제하면서 소통하는 진영이라고 말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적은 보수나 진보가 아니라 양 진영에 모두 깃들어 있는 권위주의라는 것이다.
지적(知的) 상대주의 입장에 있는 자유민주주의자는 '진리'를 내세우는 권위주의자와 토론을 벌이면 약자의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자들이 연합전선을 펴서 세력을 과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작은 눈덩이지만 모이면 큰 눈덩이가 된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이론과 현실을 논쟁적으로 접근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 현실 속의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자유민주주의의 기초는 개인주의이며, 공동선을 위해 공동체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권위주의를 강화할 뿐이라는 다소 논쟁적인 주장을 펼친다.